새전북신문

운행중단 위기 몰린 시외버스

☞① 발 묶일 경영 위기의 시외버스 업계
② 전북도의 부족한 재정지원
③ 운송원가 보장되어야 교통서비스가 지속된다

기사 작성: 복정권 - 2025년 10월 28일 16시00분

승객 감소와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만성 적자 재정난에 시달려온 도내 시외버스 업계가 자본잠식 등 부채로 인해 “더는 버틸 수 없다”라며 전북도의 재정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과 부채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전북도가 매년 운송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게 부족한 지원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 누적과 운행중단 위기에 몰린 도내 시외버스, 그 원인과 해법을 3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주

지난 23일 황의종 전북 버스조합 이사장 등 도내 시외버스 업계 대표와 전북도의회 김대중 경제산업위원장, 전북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외버스 경영난 해소와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 수립을 위한 간담회’ 자리다.

이 자리에서 황 이사장은 “전북의 운송 환경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라며 정부가 운송원가의 40% 이하로 운임 인상을 억제하고, 계속된 승차 인구 감소로 운송 수입은 바닥인데, 재정지원은 전북도가 「시외버스 경영 수지 분석 및 운송 수지 검증용역」을 실시하여 시외버스 심각한 적자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년 부족하게 지원하고 있어서 이 지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전북의 시외버스 운송 환경은 다른 도에 비해 시외버스와 경쟁 관계인 철도 열차가 도내 중심의 동서남북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전북 남부는 광주가 생활권이고 북부는 대전이 생활권이어서 다른 지역 시외버스는 69% 전북에 진입하고 전북의 타도 진출은 31%에 그치고 있다. 도내 승객의 상당수를 뺏기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1970년 이후 인구 유출이 전국에서 전북이 가장 높다.

이러다 보니 시외버스 운송 수입이 다른 도에 비해 낮다. 수입은 낮지만, 차량 운행에 드는 비용은 전라남북도나 충청, 경상 전국이 모두 동일하다. 전북은 전남보다 대당 월수입 600~700만 원이 낮고, 충청남북보다 500~600만 원 정도가 낮다.

2020년 이후 시외버스 업체의 누적 적자는 274억 원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100억 원을 초과했고 이후로도 매년 적자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자만 해도 49억 4,300만 원에 달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버스회사는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올 6월 말 현재 도내 5개 시외버스 업체 중 3곳이 자본잠식으로 그 액수도 112억5,800만 원이다. 이들 회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대출도 어려워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이다.

적자가 쌓이면서 운송원가 충당이 되지 않으므로 2020년 이후 103대가 감차 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서민들의 불편이 현실화했다. 2020년 435대가 운행하던 것에 비하면 무려 25%, 네 대에 한 대꼴로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4분의 1 가까운 버스 운행이 중단되거나 운행 간격이 늘어난 노선에는 두세 시간마다 한 대꼴로 다니던 산골 오지 같은 경우는 한나절에 한 대꼴로 운행하고 있으니 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운행하지 않은 노선 인근 주민들 몫이 되었다. 운행이 중단된 차량 1대가 하루평균 운행 거리 450km만 계산해도 460만km 이상의 노선에 버스가 멈춘 것이다. 이 같은 노선 거리에 불편을 겪어야 하는 승객 수를 5km당 1명꼴로 계산해도 연간 330만 명 이상이 이동 불편으로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시외버스 적자로 인한 경영 애로 때문에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교통약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교통 불편으로 오지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지역 소멸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시외버스 터미널도 전국에서 63개가 사업을 포기했는데 전북은 17개나 소멸하고 이 중 7개소는 시·군에서 운영한다.

교통업무 담당 공무원들이 매년 직접 시외버스 경영 수지를 조사하고도 예산만 절약하려고 주민 교통은 뒷전인 게 한 원인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승용차만 타고 다니기 때문에 교통약자 사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피해 주민들의 하소연이 높다. /복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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