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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을 두려워하는 일곱 살 소녀의 여름 이야기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7월 03일 16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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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 올빼미 지아니(지은이 알리체 로르와커,그린이 마라 체리, 옮긴이 유지연, 펴낸 곳 지양어린이)'는 어두운 밤을 두려워하는 일곱 살 소녀의 여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아빠가 낡은 헛간 벽을 허물다가 새알 세 개를 발견한다. 어미 새는 달아났지만 알 하나가 무사히 부화했고, 주인공 소녀와 언니는 이 신기하고, 놀라운 생명체를 기르게 된다. 이 생명체의 정체가 맹금류인 헛간 올빼미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자매는 올빼미에게 ‘지아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아기새를 먹이기 위해 지렁이와 벌레를 잡아 주던 자매는, 쥐까지 잡아 지아니에게 사냥 훈련을 시킨다. 멋진 헛간 올빼미로 자란 지아니는 곧 야생 조류의 본능을 회복하고, 결국 자매의 곁을 떠난다. 돌아오지 않는 지아니를 기다리는 밤이 계속되고, 주인공 소녀는 더 이상 어두운 밤이 두렵지 않게 된다. 이 그림책은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에서 마주치는 불편한 진실과 그로부터 야기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드러냄으로써 생명 현상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생명에 대해 무한 긍정하는 지은이의 인본주의 시선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사색의 공간을 열어준다.

군더더기 없는 알리체 로르와커의 글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의 요점을 놓치지 않는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글의 힘은 절제된 감정과 메시지의 절묘한 조화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서정적인 마라 체리의 그림은 강렬한 색상과 선명한 명암 대비로 피사체의 감성을 솔직하게 포착, 현실감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실제 세계의 세부 묘사는 과감하게 생략되어 있지만 전달하려는 이미지는 클로즈업, 환상적이면서도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이탈리아 영화감독 알리체 로르와커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쓴 이야기이다. 그녀와 그의 언니는 ‘지아니’라는 이름의 헛간 올빼미를 키운 적이 있다고 한다. 우연히 구조한 야생 올빼미 새끼를 키우면서 어린 자매가 신비하고 놀라운 경험을 하는 성장 동화이다. 아이들은 지아니에게 지렁이와 벌레, 쥐까지 잡아 먹이면서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을 희생해야 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인다. 또, 밤에만 활동하는 헛간 올빼미 지아니와의 교감을 통해 어두운 밤의 공포를 벗어나는 소녀의 성장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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