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N잡러' 된 전북농민, 농업소득 월 84만원

-농사지어 버는 소득 갈수록 감소
-취업과 자영업 등 겸업농민 꼬리
-농업 위기론 속 식량안보 빨간불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6월 02일 15시04분

“요새 농사만 지어서 어떻게 먹고 사나요…뙤약볕에서 땀 흘려봤자 월 100만 원도 못버는데!”

국내 최대 곡창지대인 김제에 사는 A씨(49)의 푸념이다. 그는 대이어 옥토를 물려받은 농부이자 보험상품을 파는 보험설계사이며 작은 음식점을 경영하는 소상공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남부럽지 않게 살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농사만 짓고선 먹고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그가 여러 직업을 가진 이른바 ‘N잡러’가 된 배경이다.

도내 농민들이 A씨처럼 주업인 농업보다는 부업으로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N잡러가 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약 17% 증가한 평균 5,017만여 원을 기록했다. 도내 농가소득이 5,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5,082만여원)에도 못미쳤다. 더욱이 주업인 농업으로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고작 1,006만여원, 즉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84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대비 40% 수준이다.

게다가 농업소득은 전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적어지는 경향마저 또렷했다. 실제로 2010년 그 비중은 약 43%를 보였지만 2020년 31%로 낮아졌고 이번 2023년도 조사에선 20%까지 뚝 떨어졌다.

반대로 자영업이나 근로 수입 등으로 벌어들인 농외소득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조사결과 동기간 이 같은 농외소득은 927만 원대에서 1,700만 원대로 2배 가까이 늘었고 그 비중 또한 29%대에서 34%대로 뛰었다.

그만큼 도내 농민들의 살림살이는 농업보다는 부업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식량안보 위기론과 농업소득 보장 필수론 또한 확산되는 양상이다.

농업, 농촌을 지속가능하게 할 농가경영 안정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윤준병(정읍·고창) 의원은 지난달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그 첫 법안으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산물 가격안정제도 도입법’ 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해 주목된다.

두 법안은 각각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 해소책 중 하나로 논에 타작물 재배시 지원, 또는 주요 농산물 값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시 그 차액을 생산자에 지급하도록 했다.

윤 의원은 “현행법상 농산물의 수급이나 가격 결정이 주로 시장을 통해 이뤄지다보니 태풍, 가뭄,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나 기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아 그 생산량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때는 정부가 개입하지만 그 가격이 폭락할 때는 생산원가 보장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개별 농가가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이 쌀을 비롯해 주요 농산물의 가격 불안정이 날로 심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지 말고, 농민들의 소득 보장과 농가경영 안정을 위한 제도 정착에 노력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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