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의대 교수 사직서 제출 시작 “모든 피해 정부 책임”

‘준법투쟁’ 돌입...내달부터 외래진료 축소 방침
병원은 재정난 가속 “정부 지원 의미 적어”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3월 25일 16시46분

전북 지역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며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5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대학교 의대 교수들은 수요일까지 사직서를 취합, 내주 일괄 전산 제출할 방침이다. 원광대학교 의대 교수들은 이날 개별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이날 의대 및 병원 교수들이 모인 전북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전공의들과 학생 이탈을 조장했고 진료현장 파행을 야기했다”며 “교수들은 정부에 태도 변화와 재논의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위협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교수들의 사직과 점진적인 진료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환자 곁을 지키려 노력하겠지만 정부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묵과할 수 없어 각자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직서 제출에는 전북 지역 의대 교수 80% 이상이 함께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전북대 교수 설문에서 응답자 82.4%가 제출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료만을 전담하는 임상교수는 96%가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의 경우 지난 11일 조사에서 응답자 102명 중 99명인 97.1%가 사직 제출 의향에 긍정했다.

원광대 비대위 관계자는 “전체 교수가 160명인데 총회에서 90% 정도가 사직에 의견을 모았다”며 “13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지만 즉각적인 의료붕괴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사직서 수리 전까지 의료현장을 지킬 방침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정 근로시간인 52시간에 맞춰 근무하는 준법 투쟁에 돌입함에 따라 외래, 수술, 입원 등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상급종합병원은 심각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수술이 취소되고 외래진료가 감소하며 재정이 악화한 것. 전북대병원의 경우 이미 150~200억원 수준 예비비를 모두 소진하고 최근 퇴직금 중간정산 지급까지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중환자 진료 시 정책지원금, 의료행위 가산 등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악화한 병원 재정에는 언 발에 오줌 누는 실정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지원금이 환자에게 붙는 방식인데 환자 자체가 줄었다”며 “대형병원은 손실액이 너무나도 커 정부의 지원금이나 보상 정도로는 티가 나지 않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병원의 재정은 심각하게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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