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만금 세계 잼버리 '총체적 부실'

-감사원, 여가부와 전북도 등 무더기 징계처분 및 수사의뢰
-조직구성, 부지선정, 시설공사, 행사진행 모두 부실 투성이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4월 10일 16시44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조기에 끝났다. 텐트를 정리한 대원들이 배낭을 메고 숙영지를 떠나고 있다./새전북DB(2023년 8월 8일)

재작년 8월 조기 폐영 파문을 일으킨 새만금 세계 잼버리는 총체적 부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관계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나 수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이 10일 내놓은 문제의 새만금 잼버리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농림축산식품부, 전북자치도 등 관계 기관들은 조직 구성부터 부지 선정, 시설 공사, 행사 진행까지 전 과정 모두 부실 투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말많고 탈많은 대회 조직위 구성부터 허술했다.

감사결과 조직위 사무총장은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이 선임됐다. 게다가 전체 직원 159명 중 국제행사 경험자는 단 6%(10명)에 그치는 등 세계적인 행사를 치르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진단이다.

부지 선정 또한 애당초 야영에 부적합한 곳을 잘못 선택했다.

대회기간 내내 폭염, 침수, 해충 등 온갖 말썽을 일으킨 야영장 부지(관광레저용지)는 전북자치도가 2015년 7월 그 개최 계획서를 준비하면서 현장을 육안으로 둘러본 후 선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침수 우려는 없는지, 조경시설은 가능한지 등 제반 여건은 검토조차 안했다.

농림부 또한 문제의 관광레저용지를 잼버리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농업용지 조성용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더욱이 부지는 일회성 행사란 이유로 배수 불량 상태로 조성됐다.

대회시설 또한 마찬가지로 엉성한데다 태부족이었다.

참가자가 무려 1만7,000여 명에 달했지만 화장실, 샤워장, 와이파이, 급수대, 병원 등 대회시설은 열악한데다 그 갯수조차 크게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론 수천명에 달하는 온열환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냉방시설이 부족해 실내온도가 37도까지 치솟는데다 급수관이 없어 손조차 씻을 수 없는 의료시설, 냉장기기 선반에 곰팡이가 펴 소독작업을 벌여야 할 정도로 위생이 불량한 식자재 보관시설 등이 지목됐다.

행사진행 매끄럽지 못해 좌충우돌 해야만 했다.

실제로 본행사 직전 폭염경보가 발령돼 사전 입영자들 사이에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위기대응 매뉴얼은 대회기간에만 적용된다며 염분을 제공하지 않거나, 당초 계획과 달리 야영장 출입구에 아이드카드 리더기를 설치하지 않아 출입자 통제는커녕 입·퇴영자 수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허술했다.

심지어 대회도중 태풍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가 추진되면서 그 대상자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약 5,000명 가량의 예약부도, 즉 노쇼 사태까지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부정, 또는 부당한 조치가 있었던 사실도 들통났다.

감사결과 조직위는 본행사 개막 전 해충 방제대책을 세운다며 연구용역을 추진했는데 그 수탁자는 바로 전문인력이 없는 비전문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숙영시설 임차계약 입찰 제한을 걸거나, 사용 전 검사에서 불합격된 전력시설을 준공처리한 채 공사를 다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런가하면 급수관이 충분한 수압을 확보할 수 없게 설계된 샤워장, 손조차 씻을 수 없도록 급수관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 의료시설, 유효거리가 너무 짧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와이파이 설비 등도 그대로 준공 처리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를 문제삼아 “공무집행 방해나 입찰 방해 등 범죄혐의가 확인된 6명 중 4명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2명은 수사참고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가 확인된 12명 중 5명은 소속기관에 징계를 요구하고 7명은 인사자료로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전북자치도는 도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선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교훈삼아 더 철저하게, 더 촘촘하게 준비해 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전북이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감사로 책임의 실체가 분명해졌다. 여가부와 조직위 내부의 불완전한 시스템이 잼버리 실패의 핵심 원인으로 확인됐다”며 “그간 전북에 쏟아졌던 비난의 균형추를 바로 잡고, 국민들께 실체적 진실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정성학 기자의 최근기사

새만금 세계 잼버리 '총체적 부실'

전북 식수원 용담댐에 '수상 태양광 발전소'

'전주 올림픽' 유치 타당성 검증작업 착수

"김대근, 건설경험 풍부…공기업 경력 없어 아쉬워"

<포토뉴스> 내장산, 벚꽃도 장관

전북경제 역성장 늪, '전북투자청' 설립하자

"전주 올림픽은 저비용-친환경-K컬처"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채용설명회 후끈

전북선관위, 6.3대선 선거지원단 모집

'1호 영업사원' 尹 전북공약 이행률은 5%

국힘 이수진 도의원, "尹 옹호 조배숙 사퇴하라"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한국 지방공기업 협의회 출범, 산불피해 지원모금 결의

한국 지방공기업 협의회 출범 퍼포먼스

하얗게 땅을 수놓는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