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작품 속에서 삶의 의미 발견, 창작하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10일 14시30분

'나를 읽는 오후(지은이 이영숙,펴낸 곳 신아출판사)'는 이미 오래전 곁을 떠나 그리움을 남긴 사람, 여전히 함께 살며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가족, 어쩌다 마주치는 이웃 이야기 등이 격조있게 펼쳐지는 수필집이다. 또, 만난 적은 없어도 남은 흔적으로 알게 된 옛 인물과의 경험을 책이나 영화 속에서 떠올리며 쓴 작품 등 모두 43편이 실려있다.

잠깐 반짝거리는 생각의 편린과 근사한 느낌을 원하는 세상의 허상(虛像)을 비껴가며 생명을 사랑하면서 마음터를 근실하게 일궈내고 있으니, 삶의 세목(細目)을 응시하는 작가의 눈길이 자못 섬세하고 다정하다.

살다보면 어, 나랑 똑같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소설이나 영화는 허구라고 한다. 그래도 인간이 만든 작품인데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일 리 없다.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소설을 좋아한 작가는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다가 자신이 책 속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어떤 일을 겪게 되면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던 책 속 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했다. 허구라고 믿었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을 수양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다운 삶을 상실하면서 행복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물질만능으로 대변되는 각박한 사회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의 꽃’을 피워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리고 비우는 훈련을 하지 않고는 실천하기가 어렵다.

이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타인에 대한 호기심이나 동경이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였다는 사실을 그렇게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수필을 썼다. 작가에게 책을 읽는 일과 글을 쓰는 일 모두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일이었던 셈이다.

작가는 월간 '한국수필'로 2022년 등단했으며 등단 전 필명으로 결혼기념문집 '아내의 독후감'을 출간한 바가 있다. 2023년 한국수필작가회 동인작품상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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