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우원식 “개헌, 대선 후 논의하자”

9일 입장문 발표, 한덕수 대행 도발 도화선, 내란 종식 우선 입장 확인
국민의힘 개헌안 국회 축소 방향 동의할 수 없다 밝혀

기사 작성: 강영희 - 2025년 04월 09일 18시04분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개헌과 관련된 국민투표를 대선 후로 미뤄 본격 논의를 이어가자고 밝혔다.

우 의장은 “현 상황에서는 대선 동시투표 개헌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위헌·불법 비상계엄 단죄에 당력을 모아온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이 당장은 개헌논의보다 정국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헌이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이라면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함으로써 국회를 무시하고,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안정적 개헌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원식 의장은 지난해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대행의 기습 임명이 정국을 다시 들끓게 하면서 대선 가도에서 개헌 논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판단이다.

우 의장은 아울러 지난 주말 제안과 관련해 “대선 동시 개헌을 제안한 것은 지난 30년 동안 반복한 개헌 시도와 무산의 공회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대선 전이 대통령 임기를 정하는 4년 중임제를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이미 각 정당 간 상당한 수준으로 의견 수렴이 이뤄진 상태다.구체적인 개헌안으로 합의하려면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기 전에 매듭을 짓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12.3 비상계엄이 불러온 국가적 위기와 혼란을 제도적으로 방지하는 방안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헌은 광범위한 사회적 요구를 높은 수준에서 제도화시킬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방지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 우 의장의 생각이다. 우원식 의장은 “헌법재판을 통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거부가 국회의 헌법재판소 구성권을 침해하는 것임이 확인됐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행위까지 발생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더는 해석의 영역에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압도하는 폐단을 해결해야 한다. 감사원의 회계 검사권 국회 이관 등이 대표적 의제다. 정부 예산안의 총액 범위 안에서 국회의 예산 자율권을 확보해 이른바 ‘곳간지기’인 기재부의 예산권 남용을 예방하는 것도 삼권분립 강화를 위해 오랫동안 제기되어온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은 헌정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헌법 절차다. 12.3 비상계엄이 파괴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열리고, 개헌추진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은 내각제 개헌을 주장한 적이 없다. 합리적이고 진지한 토론을 위축시키고 봉쇄하는 선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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