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불편한 진실을 밝히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5월 26일 12시59분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전시가 열린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다음달 1일까지 서신갤러리 한옥마을관에서 갖는 2025 찾아가는 미술관 ‘이 문장은 검열되었습니다’와 서학동사진미술관이 다음달 1일까지 갖는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사진전이 바로 그 전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신갤러리 한옥마을관 2025 찾아가는 미술관 ‘이 문장은 검열되었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다음달 1일까지 서신갤러리 한옥마을관에서 2025 찾아가는 미술관 ‘이 문장은 검열되었습니다’를 갖는다.

독립전시기획자 이길빈과 한준이 기획하고, 김영봉, 문채원, 박성은, 이산, 임현채가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신갤러리 한옥마을관은 전주미공보원, 전주예술회관, 전주시립도서관, 전주성모간호교육원 등으로 사용된 건물이며, 특히 미공보원이 1952년에 전라북도미술제를 비롯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한 공간이고, 1978년에 전북현대미술제가 개최되었던 전북미술사에서 중요한 장소이다.

‘이 문장은 검열되었습니다’는 스스로 검열해서‘불쾌함’과 ‘불편함’을 삭제한 채, 안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발화만 남은 자기 검열 시대를 되돌아보고, 말하지 않은 감정들, 주워 담지 못한 문장들, 설명할 수 없는 조형들에 귀를 기울인다.

이번 전시는‘검열된 감각’의 잔여를 붙잡는 5명의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문장 사이 침묵과 발화의 경계에서 다시 관계를 묻는 행동이다.

그리고 끝내 내뱉지 못했던 말들을 건네고, 침묵이라는 검열을 공동의 감각으로 되돌려 놓는 자리이기도 하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 지워진 것들, 스스로 접어둔 문장들을 다시 꺼내 보이며, 전시의 제목을 통해 “이 작품은, 이 도시는, 이 문장은 검열되었습니까?”라는 선언이자 질문을 다시 표현해낸다.

기획자 이길빈은 “이번 전시는 검열이나 억압의 구조를 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침묵한 감각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묻는 시도”라면서 “예술을 통해 발언이 아닌 감각의 연대를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도립미술관과 함께 이번 전시를 공동진행 하는 서신갤러리 박혜경 대표는 10년간 사용하지 못했던 공간이, “이 전시를 기점으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창작활동공간으로 깨어나길 꿈꾸어본다”고 했다.

△서학동사진미술관,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사진전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은 지난 2월 서울 류가헌갤러리에서 개최된 전시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이 전주에서 열게 된 것이다.

전시는 단순한 과거의 아카이브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오늘을 내일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지난해 123 계엄 이후부터 올 4월 헌재의 파면 선고까지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까지, 혼란의 4개월을 기록한 16인의 사진가가 모은 106장의 사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정보로 휘발되는 뉴스와 달리,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현장의 긴박감과 인간의 표정을 포착해냈다. ‘호외’라는 이름처럼, 일상을 멈춰야 했던 비상한 시간의 기록은 전시장을 하나의 대안 매체로 바꾼다.

'호외'는 매우 긴박하고 중대한 뉴스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발행되는 신문을 말한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우리는 몇 차례 길거리에 뿌려지는 '호외'를 목격했다.

'호외'는 대문짝만한 사진과 커다란 제목 활자가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다음 날 새벽 계엄령이 해제되기까지,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고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 기소까지, 호외에 실린 사진들은 살아 펄떡이는 역사의 증언자로 다가온다.

참여작가는 김흥구, 남준, 노순택, 문서진, 박광묵, 박민석, 성남훈, 임안나, 아그네스리, 이청, 정운, 주용성, 최요한, 최형락, 황예지, 허란 등 16인이다.

동일한 현장일지라도 사진가들이 각자의 방식과 시선으로 찍은 사진들은 정보로 휘발되는 이미지와는 다른 지점에서 그날을 증언한다.

역사의 큰 얼개로는 미처 다 담아낼 수 없는 낱낱의 순간, 사람과 사물, 열기와 외침이 사진 속에 가득하다.

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류가헌 갤러리 박미경 관장은 "시각적 함성이 가득한 전시장에서, 우리가 지금 함께 지나고 있는 오늘에 대한 시대적 담론과 사유의 확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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