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권사무소 설치해주오"

인권침해 상담 전국 최고, 담당 기관은 멀고 먼 광주뿐 인권구제 수요와 특별자치도에 걸맞는 인권사무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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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인권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7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인권사무소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전북자치도 제공





“인권을 침해 당해도 멀고 먼 광주까지 여러차례 오가면서 상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장애인이나 노인,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사실상 포기하란 것 아니겠냐.”

전북에도 인권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권 공공행정 광주 예속화가 심화되면서 이런 문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4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문제를 상담받은 도내 사례는 연평균 143건에 달했다.

이는 광주(378건), 서울(223건), 전남(204건), 경기(176건)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인구 대비로 환산한다면 사실상 전국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권 침해와 관련된 상담 수요가 많다. 하지만 전북도민들은 그 상담을 받으려면 먼 광주까지 찾아가야만 하는 실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가 전국적으로 광주를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강원 등 모두 5곳에 불과한 탓이다. 이 가운데 광주사무소는 광주와 전남은 물론 전북과 제주까지 관할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관할하다보니 그 상담 사례도 폭주하고 있다. 실제로 동기간 광주사무소의 상담은 연평균 1,188건에 달해 부산(814건), 대전(808건), 대구(699건), 강원(54건), 제주(47건)를 크게 웃도는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덩달아 제대로 된 상담이나 권리구제를 기대하기도 힘들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북에 사는 민원인들의 아우성은 한층 더 심각하다.

광주까지 찾아가는데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권침해 상담과 조사는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정관가는 이를 문제삼아 줄기차게 광주에서 독립된 가칭 ‘전북인권사무소’ 설치를 요구해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가운데 전북도의회는 지난 2017년, 2020년, 2024년에 이어 올 1월에도 전북인권사무소 설치를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채 청와대와 국회 등에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전북도 또한 관계 부처를 수차례 방문해 건의했지만 마찬가지다. 한때 국가인권위 직제에 전북사무소가 반영되는 성과도 있었지만, 최종 관문인 행안부 직제 개정안에선 번번이 제외돼 실현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는 특별 자치권을 가진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비롯해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급증 등 그 수요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김관영 도지사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180만 도민의 인권이 물리적 거리 때문에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선 안 된다. 특히 장애인, 아동,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일수록 그 접근성이 떨어져 인권구제 기회 자체를 잃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사무소는 단순한 민원 창구가 아니라, 지역 인권정책의 구심점이자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라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걸맞은 인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북인권사무소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정부는 수 십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 효율화를 명분삼아 광주 중심의 통폐합을 추진해와 거센 반발을 사왔다.

현재 이 가운데 특별지방행정기관, 즉 국가사무를 담당하는 지방기관의 경우 호남을 관할하는 전체 13개 광역청 중 10개가 광주와 전남을 축으로 통폐합된 상태다. 그 종류 또한 검찰청, 노동청, 국세청, 보훈청 등 다양하다.

반면 전북에 남겨진 광역청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 서부지방산림청과 전북지방환경청 등 단 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직후인 지난해 4월에도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사까지 광주로 통폐합돼 넘어갔다. 도내 공무원연금 가입자가 무려 9만여 명에 달했지만 도청 옆 전북 사무소는 문 닫았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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