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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차 안의 작은 소방서, 차량용 소화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29일 18시09분

완연한 봄이 찾아오면서 전국 각지에서 나들이객이 증가하고 있다. 따뜻한 날씨 속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설레는 일이지만, 차량 운행이 많아지는 만큼 도로 위 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차량 화재는 한번 발생하면 빠르게 번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운전자가 차량용 소화기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건수는 총 12,336건으로, 연평균 약 4,112건에 달한다.(출처:국가화재정보시스템) 이로 인해 97명이 사망하고 520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도 상당하다.

특히, 봄철은 기온 상승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차량 내 가연성 물질의 발화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여기에 장거리 운행 증가로 엔진 과열, 전기·연료계통 이상 등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커지므로,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이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정부는 2024년 12월 1일부터 5인승 이상 모든 자동차에 차량용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했다. 기존에는 7인승 이상 차량만 해당되었지만, 이제는 일반 승용차까지 확대 적용되어 보다 많은 운전자가 초기 화재 진압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법 개정 내용을 숙지하고 차량에 적합한 소화기를 준비해야 한다.

차량용 소화기는 일반 가정용 소화기와 달리 차량 화재에 특화된 제품으로,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구매 시에는 ‘자동차 겸용’표시와 KFI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며, 용량은 승용차 기준으로 0.7kg(1단위) 이상의 제품을 권장한다. 또한, 소화기의 내용연한은 일반적으로 10년이며 정기적으로 압력 게이지를 확인하여 이상이 있을 경우 교체해야 한다.

소화기를 차량에 비치할 때는 운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전석 또는 조수석 시트 아래, 도어 포켓, 글로브 박스 등이 적합하다. 간혹 트렁크에 소화기를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우므로 차량 내부의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소화기의 안전핀을 제거한 후, 불이 난 부분의 바닥을 향해 분사해야 한다. 불길이 위로 번지는 특성을 고려하여 아래쪽부터 차례로 진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기 진압이 어려울 경우에는 즉시 차량에서 대피하고 119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차량용 소화기의 비치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운전자와 탑승자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중요한 안전 장치이다. 차량 화재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이며, 단 한개의 소화기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나들이가 많아지는 봄철, 우리 모두가 차량용 소화기를 준비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안전한 여행을 실천하길 바란다. 화재 예방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며 그 실천으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주완산소방서 대응예방과 소방위 채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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