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주 경기전 사용 추정 ‘취두’(鷲頭) 공개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11일 14시34분

전주 경기전으로 이동하다가 난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식기와‘취두’(鷲頭)가 공개된다.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취두’(鷲頭)는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취두(鷲頭, ‘독수리 머리’라는 글자이지만 실제로는 ‘용 머리’를 의미)‘ 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 기와’, 검파(劍把)는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이다. 취두 상단은 2019년 조개 캐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하단과 결합한다.

이처럼 왕실 전용의 장식기와가 태안 앞바다에서 나온 것은 서울 지역에서 제작된 장식기와를 전주 경기전 등 지방의 왕실 관련 건물에 사용하기 위해 운반하던 중 운반선이 태안 해역에 침몰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목조건축의 지붕마루에 사용되어 건물을 수호하거나 권위와 미관을 돋보이게 하는 특수기와’인 마루장식기와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다. 경복궁 창건기 건물과 숭례문, 양주 회암사지 등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의 세부 모습에 대한 실질적인 고증이 가능한 유일한 고고 자료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해양유물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을 갖는다.

16일 오후 3시 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부터 2025년 3월 30일까지 최근 10년(2012~2022)간 태안 마도와 제주 신창리 해역 등에서 출수한 수중 유물 19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로 수중유물을 구분해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4부로 나눠서 구성됐다.

먼저, ▲ 1부는 '통일신라시대 선박, 영흥도선'을 주제로 2012~2013년 발굴한 영흥도선 출수유물을 선보인다. 선체 내부에서 출수된 도기 장군, 도기 병, 동제 귀 때 바리 등은 같은 시대 경주 월지와 광양 마로산성, 제주 용천동굴에서 발굴된 통일신라 유물들과도 비교해볼 수 있어 흥미롭다. 귀 때 바리는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가 달린 동제 용기를 말한다.

▲ 2부 '제주해역, 송나라 유물'은 제주 신창리 해역의 발굴 성과를 소개한다. 제주 신창리 해역의 수중 유물들은 1983년 해녀들이 금제 뒤꽂이를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졌고, 이후 2019년부터 3년간 이루어진 발굴에서 중국 남송대 용천요 청자, 경덕진요 청백자, 복건성 백자와 청자, 금속 합, ‘근봉(謹封)’ 글자가 새겨진 목제 인장 등이 출수됐다. 또, 이곳에서 인양된 600kg의 거대한 중국제 닻돌은 대형선박이 지나가다 침몰했던 사실을 보여주는 유물이기도 하다. 뒤꽂이는 머리 장신구,

용천요(龍泉窯)는 중국 절강성 용천시를 중심으로 한 청자 생산지, 경덕진요(景德鎭窯)는 중국 강서성 부량현에 있는 청백자 생산지, 닻돌은 전통 선박에서 목제닻과 묶거나 그 자체를 닻으로 사용한 돌을 말한다.

▲ 3부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은 태안 해역에서 확인한 마도4호선과 출수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마도4호선은 ‘나주광흥창羅(亽)州廣興倉’ 이라는 글자가 쓰여진 목간과 ‘내섬(內贍)’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 등이 출수되면서 최초로 확인된 조선시대 난파선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의 목적지인 한양 광흥창에서 사용하던 인장과 관련문서를 비롯, ‘내섬’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를 생산하던 나주목 가마터 출토유물도 전시, 흥미롭게 조명한다.

광흥창은 조선시대 관료의 녹봉(월급)을 관리하고 지급하던 관청이자 창고로, 위치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일대, 목간은 일정한 크기로 깎아 글을 적은 나무 조각, 내섬은 내섬시(內贍寺)의 줄임말로, 조선시대 궁과 전에 올리는 공물이나 2품 이상 관리에게 주는 음식 등을 담당하던 기관을 말한다.

▲ 4부 '태안해역, 조선왕실의 장식기와'는 2022년 태안 양잠리 조간대에서 발굴한 마루장식기와를 소개한다. 조선왕실의 장식기와인 마루장식기와는 한양의 와서(瓦署)에서 제작되어, 바다를 통해 전주 경기전, 태안읍성 동헌과 같은 지방 왕실의 진전, 관아, 행궁 등으로 운송됐다. 이곳에서는 숭례문과 회암사지, 경복궁에서 출토된 마루장식기와를 같이 전시, 각각의 유물을 서로 비교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진전은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을 봉안하는 처소를 말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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