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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이제는 땅과 함께, 맨발걷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25일 14시45분

지천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상춘객의 울긋불근한 물결이 천지에 가득이다. 이전과 다른 풍경이라면 그 물결에 신발을 손에 들고 맨발로 걷는 이들을 심심치않게 보게 된다.

2023년 2월 전주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를 발의하였다. 이후 전국적으로 붐이 일어 120개가 넘는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하고 각각 ‘맨발걷기 성지’를 앞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의 건강과 환경을 위하여 일조권, 조망권 등을 향유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인정받고 있다.

일조권이란 햇빛을 받아 쬘 수 있도록 법률상 보호하고 있는 권리이며, 조망권이란 특정한 위치에서 바라볼 때 보이는 바다나 강, 산 등 자연경관이나 역사유적, 문화유산 등 특별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얼마나 햇빛을 많이 쬐느냐, 얼마나 자연경관을 잘 조망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이유는 건축물 배치 기준이 바뀌기도 하고, 건물의 가격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몸건강, 마음건강, 정신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조권, 조망권에 덧붙여 아직은 생소하겠지만 접지권을 강조하고자 한다. 땅을 맨발로 밟는다는 것, 인간이 땅을 밟고 살 권리 즉 접지권과 접지의 효과는 ‘땅은 인간의 몸을 치유한다’이다.

서구 산업혁명의 성공으로 지난 백 여 년이 넘는 시간은 물질문명이 이룰 수 있는 고도의 성장을 구가한 시기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콘크리트 벽과 아스팔트로 뒤덮인 우리의 주변이 원래 있었던 자연으로 착각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인류는 다양한 ‘현대문명병’의 울타리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편리만을 추구하며 숨가쁘게 달려온 물질문명의 발달이 그 문명을 일구어 온 인간을 소외시키는 역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한 축인 땅을 잃어버리고 하늘에만 편향되게 의지한 결과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무너진 것은 아닌가 과하게 유추해본다.

이미 널리 알려진 맨발걷기의 효능을 몇 가지 들자면,

햇볕을 받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맨발로 땅을 밟으면 항산화와 혈류의 개선 효과로 건강유지에 도움을 주고, 발의 여러 지점들을 자극하는 지압 이론과 체내의 활성산소와 땅에 자유전자가 서로 작용하는 접지 이론으로 설명이 된다.

발은 신체 여러 부위와 연결되어 있다. 맨발로 흙길을 밟으면 흙, 돌멩이, 나뭇가지, 나무뿌리 등이 발의 지점들을 자극하게 되고 우리 몸의 각종 장기와 여러 기관들에 혈액이 활발하게 공급되면서 면역력을 높이게 된다.

결국 땅과의 접지는 땅 속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생명의 자유전자를 통해 우리 인간의 생리적 시스템이 당초 조물주가 설계해 놓은 그대로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궁극에는 우리 인간을 괴롭히고 있는 수많은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우리 인간을 근원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일조권과 조망권에 더해 접지가 가능하도록 여건이 구비되어 있는 주거단지라면 그 자체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구체적으로

1. 아파트 등 집단 거주지의 산책로를 흙길로 조성하고, 세족시설을 의무화하여 건강한 주거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2. 거주지 주변의 근린공원이나 천변 보행로 등에 산재해 있는 시멘트, 아스팔트, 투수콘 등을 걷어내고,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나 마사토 등을 깔아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하여 맨발로 땅을 밟으며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3. 근교 크고 작은 등산로와 숲길에 깔려 있는 외국산 야자매트를 걷어내고 흙길로 복원하여 시민들이 생활권의 가까운 곳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국적인 맨발걷기 열풍에 맞물려 전주에는 건지산을 비롯해서 천잠산, 학산, 기린봉, 황방산, 도당산, 중화산동 선너머 공원, 평화동 평안작은숲 등과 각 학교의 운동장이 맨발걷는 분들로 넘친다.

하늘을 이고, 땅을 딛고 살아야 하는, 우주 운행의 한 주체인 인간이 문명의 발달로 그만큼 땅과 멀어지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각종 ‘현대문명병’에 시달리는 현실을 자각하고 푸른 하늘만 우러르지 말고 맨땅을 디디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였으면 한다.

/김원주(전주시의원·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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