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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길목]완주는 완주답게, 자치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30일 14시24분

지방자치는 단순한 행정 운영 방식이 아니다. 지방자치란 지역 주민이 스스로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지역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민주주의의 실천이자, 공동체 존엄의 근간이다. 완주는 그 자치의 정신을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실현해 온 지역이다.

그러나 지금, 완주는 다시금 통합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불거진 ‘완주-전주 행정통합’ 논의는 완주군민의 자존과 정체성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통합 시도가 있었지만, 그 과정은 언제나 일방적이었고, 군민의 뜻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1차와 2차 통합 논의는 충분한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으며, 주민 의견 수렴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차 논의에서는 완주가 자립적으로 구축해 온 행정 체계와 정책성과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통합의 대상으로만 취급되었다. 완주의 역사와 고유한 정체성은 그렇게 외면당했다.

그리고 지금, 4차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 논의 역시 군민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된 채 김관영 도지사와 우범기 시장의 공약으로 촉발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치의 핵심은 ‘주민 주권’이다. 모든 결정은 주민으로부터 출발하며, 그 결과 역시 주민이 감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통합 논의는 정치적 셈법과 행정 효율이라는 논리에 갇혀 있다.

이는 민주주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며, 지역 간 갈등과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완주는 결코 손 놓고 있었던 지역이 아니다.

소멸 위기의 현실 속에서도 자립적 성장과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와 함께 수소국가산업단지 유치 등으로 미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고, 청년, 교육, 복지, 문화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정책을 실현해 왔다.

이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 스스로 살아남고자 하는 지역 공동체의 강한 의지였다.

이러한 완주의 노력을 무시하고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완주는 결코 누군가의 하위 행정 단위로 전락할 수 없으며, 완주는 완주로서 존재해야 하고, 완주답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또한, 통합 논의의 방식 또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형식적 절차만을 앞세운 현재의 논의는 공론화의 기본 원칙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공론화란 찬반을 떠나 주민 개개인이 충분한 정보를 접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지금은 그러한 숙의의 시간조차 군민에게 허락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강행되는 통합은 지역 사회에 깊은 분열과 갈등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완주군의회는 통합에 반대한다고 해서 지역 발전을 외면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진정한 발전이란 서로 다른 지역이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에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상생이다.

완주군의회는 군민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네 차례에 걸친 통합 논의가 군민들에게 남긴 상처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완주의 정체성과 자치를 시험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완주는 앞으로도 완주답게 살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온 삶의 방식, 자치의 원칙, 공동체의 가치를 기반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균형과 미래에도 당당히 기여할 것이다.

그것이 완주의 책임이며, 군민과 맺은 소중한 약속이다.

끝으로 다시 묻는다. 통합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완주는 끝까지 완주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완주군의회 의원 심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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