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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포모현상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0월 26일 14시56분

불안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있다. 홈쇼핑에서 특정 상품을 한정판으로 내걸고 거의 매진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경우다. 방송 외에는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다고 하니 불안감은 더 커진다. 더구나 당장 구매를 안 하더라도 전화번호만 남기면 친절하게 상담까지 해준다는 말에 넘어가기 쉽다.

보험 역시 그렇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대상으로 치매 보험이나 간병보험 상품이 많아졌다. 대개 ‘나중에 가입해도 이 가격일까요?’ 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한다. 상조보험은 부모들의 자식 사랑까지 마케팅에 이용한다. 자녀가 감당하려면 어려우니 부모가 가입해 두면 좋지 않겠냐며 감성을 자극한다.

마케팅 용어 중 ‘포모(FOMO)현상’이라는 게 있다. 고립에 대한 공포감을 의미하는 말인데 쉽게 풀면 ‘후회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떤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불안 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1996년 마케팅 전략가 댄 허먼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포모현상의 확산은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이다. 뉴스를 통해 알게 된 변화에 자신은 그대로 있어도 되는가 하는 불안 심리가 작동한다. 여기에 SNS도 가세한다. 타인의 소비를 보편적으로 인식하면서 자신과 비교하게 한다. 그리고 동참해야만 안정되는 일종의 소속감과 인정욕구도 작용한다.

주식과 금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실물경제의 그림자라고 하는 주식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나 영국의 경우 경제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주가는 연일 최고치 경신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대부분 국가의 주식이 상승세이다.

비교적 안정자산인 금은 주식과 반대로 움직여 왔다. 주식이 뛰면 금값이 내리고, 금값이 오르면 주가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주식과 금값이 동시에 뛰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경제가 어려우니 나라마다 경기를 부양시키려고 돈을 너무 많이 풀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금리를 내리고, 국채를 사들여 돈을 늘리는 양적완화가 투기로 이어졌다. 물론 소비자가 반응을 하지 않으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연일 최고치를 찍고 가는 주가과 금값을 보면서 나만 쳐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불안해진다. 일종의 포모현상이다.

그러나 계속 천정부지로 오를 수는 없다. 모든 재화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부풀려지면 언젠가는 꺼진다. 그때가 되면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고, 사회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포모현상의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재산뿐 아니라 건강까지 망치게 되는 것이다. 시류에 흔들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따른 투자만이 포모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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