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재정난에 청년-소상공인 지원정책도 '찬바람'

일자리 창출사업비 24% 감소, 탈전북 가속화 우려
지역상권 활성화사업비도 4% 축소, 경기회복 난망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1월 21일 16시23분

■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예산안 분석

①재정운용

☞②민생경제

③사회복지

④자연환경

⑤생활안전

⑥지방의회

새해는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청년층 출향행렬이 더 늘거나, 경기회복을 바라는 전통시장에 한층 더 싸늘한 찬바람이 몰아칠 조짐이다.

역대급 국세결손 사태로 인한 지방재정난 속에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상권 활성화에 필요한 사업비도 크게 감소한 탓이다.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내놓은 2025년 전북자치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전체적인 청년정책 활성화 사업비는 총 159억원 가량이 편성돼 지난해보다 약 26%(32억여원)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인 청년층 지역 정착 활성화사업(124억여원)을 중심으로 청년정책 활성화와 청년소통 활성화 등 거의 모든 부문 사업비가 늘었다.

하지만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층의 관심사도 큰 일자리 창출사업은 총 185억 원대에 그쳐 되레 약 24%(57억여원) 줄었다.

특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비가 대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사업(-70%), 청년나래 일자리 지원사업(-56%), 전북형 청년지원사업(-30%·이하 증감률), 청년 친화친구기업 지원사업(-22%) 등이 줄었다.

자칫 청년층 탈전북 가속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도내 대졸자 10명 중 6명 가량이 졸업하자마자 타향살이를 선택한다는 점을 고려하련 더더욱 그렇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국감을 앞두고 펴낸 정책 자료집(2024 국정감사 이슈 Ⅶ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과 2022년 2월 전북지역 대학 졸업자 중 2022년도 기준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총 1만706명을 조사한 결과, 이중 59%(6,338명)는 졸업과 동시에 전북을 떠나 타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정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전북에서 일자리를 구해 정착한 사례는 약 41%(4,368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지역사회 정착은 힘들고 지역사회 미래도 캄캄한 셈이다.

소상공인 지원사업 또한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사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총 284억원 가량이 반영돼 지난해보다 약 9%(23억여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원 중단을 결정한 지역화폐 발행비(+43%)가 크게 증액됐고 폐업 소상공인 사업정리 지원(+43%) 또한 대폭 늘었다.

그러나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은 총 103억 원대에 그쳐 약 4%(4억여원) 감소했다.

대표적으론 전통시장 박람회 참가지원(-100%),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50%),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31%), 상권 활성화 사업(-25%) 등이 꼽혔다.

덩달아 경기회복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파동과 함께 무서운 증가세를 보였던 도내 자영업자 빚이 현재 지역내총생산(GRDP) 절반 규모에 가까워질 정도로 커졌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국회 기획재정위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지난달 공개한 한국은행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북지역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27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약 61조3,000억원(2022년 기준) 규모인 도내 GRDP 45% 수준이다. 채무자(차주)는 약 11만1,000명으로, 한명당 평균 2억4,864만 원에 달하는 빚을 진 셈이다.

국내에 코로나19가 퍼진 4년 전(2020년 2분기)과 비교한다면 대출 잔액은 약 34%(7조원), 차주 수는 44%(3만4,000명) 가량 급증했다.

이렇다보니 파산하는 사례도 꼬리 물었다. 지난 4년간(2020~23년) 전북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 즉 도내 채무자 대신 갚아준 은행 빚은 무려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이중 53%(549억원)는 지난해 불거졌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소상공인 지원분야 예산안을 놓고 “중앙정부가 편성하지 않은 지역화폐 발행비를 전북자치도가 증액 편성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불황과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경제 회복까진 역부족으로 판단된다”며 “보다 적극적인 예산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청년 지원분야 예산안에 대해선 “전체적인 정책사업을 강화하겠다며 예산을 늘렸지만, 정작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한 예산은 대폭 감액 편성돼 그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미경 심의를 도의회에 주문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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