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우리들 생각] 말뿐이 아닌 진정한 지역 연계 교육되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1월 20일 15시19분

다음 사전에 따르면 교육과정은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택된 교육 내용과 학습 활동을 체계적으로 편성, 조직한 전체 계획’으로, 학교 교육의 지침서와 같은 역할로 학생과 교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올해를 시작으로 학교에서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다룬 교육부의 보도자료 중에서 내가 관심 있게 살펴본 ‘지역 연계 교육’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지역 연계 교육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한 배경을 알아야 한다.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교육과정의 변화를 요청하는 주요 배경을 서술한 총론을 보면 ’교육과정 의사 결정 과정에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교육과정 자율화 및 분권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교육과정 자율화⋅분권화를 기반으로 학교, 교사, 학부모, 시·도 교육청, 교육부 등 교육 주체들 간의 협조 체계를 구축하여 학습자의 특성과 학교 여건에 적합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를 제시했다. 총론을 통해 기존에 획일화된 교육에서 자율적이고 분권화된 교육을 추구할 방안으로 지역 연계 교육이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학교 교육에서 지역 연계 교육이 잘 실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입시 중심의 교육을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입시를 중요시하는 현재 학교 교육에서는 지역 연계 교육이 그 본래의 목적인 교육의 자율화와 분권화가 실현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의 확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제도로, 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다양한 자유학기 활동을 편성·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학생 참여형 수업과 이와 연계한 과정중심평가를 강화하기 때문에, 입시 중심의 학교 교육의 문제점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중학교 1학년만 실시 중인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전체 학년이나 고등학교까지 확대 적용하면 학생들은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분권화된 지역 연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미 교육과정이 발표된 시점에서 자유학기제 확대는 어려운 방안일 수 있다. 그렇기에, 형식적(Formal) 교육을 보완하는 무형식적(Informal) 또는 비형식적(Nonformal) 교육의 확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형식적 교육이란 일반적으로 정규학교 교육을 의미하는데, 규정적이고 구조적인 것이 특징이다. 형식적 교육의 특징에서는 자율화와 분권화가 핵심인 지역 연계 교육이 어렵기 때문에, 형식적인 학교 교육 밖에서 진행되는 교육활동인 무형식적 또는 비형식적 교육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역 청소년기관에서의 청소년 활동을 뽑을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제도권 내에 속하는 형식적 교육보단 자유롭고, 각 기관 및 활동의 특성에 맞도록 분권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형식적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서 지역사회의 청소년기관 또는 지역의 전문가와 결합해 교육을 실시한다면 지역의 실정에 맞는 자율적이고 분권화된 지역 연계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형식적 교육이 진행되는 학교 동아리 활동을 보완하고자 지역 청소년기관과 연계해 교육 기사를 작성하는 동아리 활동을 진행해 봤다.

작년에는 학교에서만 교육 신문 제작 활동을 해보니 설문조사 과정에서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한정된 인원의 의견만 들을 수밖에 없고, 기사 작성에 전문적인 사람이 없기에 체계적으로 교육 신문을 제작하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역 청소년기관인 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과 연계해 교육 신문 제작 활동을 진행했다. 이 활동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 동아리 부원은 고등학생밖에 없는 우리 학교에서 벗어나 지역 초등학생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또한, 전문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방법을 아는 청소년 지도사 선생님과 함께 기사를 써보니 내 생각을 더 체계적으로 쓸 수 있었다. 여기에서 나아가 우리 지역의 새로운 청소년기관을 알게 되는 계기가 돼 지역 청소년의 활동이 더욱 풍성해지기도 했다. 형식적 교육과 무형식적, 비형식적 교육의 결합을 통해 각 지역의 특성에 알맞은 교육이 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졸업 후,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와 상호작용을 하며 성장한다. 지역분권을 강조하는 시대에 학교 교육의 분권화 또한 당연한 시대 흐름일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 교육의 지역 연계를 위해서 입시 중심의 교육을 지양하고 지역에 존재하는 청소년기관 및 지역 전문가와 결합해 더 큰 역량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학교 교육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점을 바로 잡아야 말에서 그치지 않은 진정한 지역 연계 교육이 될 것이다./김성범(전북제일고등학교)

[자료 출처]

1. 교육부 「2022 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확정·발표」⋯2022. 12. 22.

2. NCIC 국가교육과정 정보센터

3. 에듀넷 티-클리어 자유학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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