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발로 차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는 돌맹이도 찬다. 발로 차려는 욕구에서 시작된 스포츠가 축구이다. 그러나 축구라는 정식 종목 외에도 발로 뭔가를 차는 게임은 원시시대부터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발로 차서 목표물에 정확히 맞히기나, 멀리 보내기 등의 방식으로 승패를 겨룬 것이다.
차는 기구도 달랐다. 돼지의 방광(오줌보)에 바람을 넣거나, 새끼줄로 공처럼 돌돌 말아 차던 시절이 있었듯 아마 나라마다, 시대마다 천차만별이었을 것이다. 고무가 등장하면서 가벼운 공이 탄생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축구를 비롯한 농구, 배구, 핸드볼 등 각종 구기 종목이 발전했다.
영국을 축구 종주국이라고 하는데, 축구가 영국에서 최초 탄생했기에 붙여진 호칭은 아니다. 목표물(골대)을 세우고 공을 발로 차 넣는 방식은 세계 어디에나 있었다. 다만 경기 규칙은 제각각이었다. 1863년 영국의 축구 클럽 관계자들이 모여 ‘축구협회(Football Association)’를 결성하고 통일된 규칙을 정했다. 이 규칙이 표준화되면서 축구 종주국이라고 불린 것이다.
통일된 규칙이 만들어지자 다른 지역, 다른 나라와 경기가 가능해졌다. 공 하나로 평등한 게임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자 국제 관리 기구의 설립이 요구되었다. 1904년 국제 축구연맹 FIFA가 창립된다. 이 기구는 현재 유엔이나 IOC(국제올림픽위원회)보다도 회원국 수가 많은 211개국이다.
1896년 대한축구구락부라는 축구팀이 창단되면서 우리나라 축구 역사는 시작된다. 그리고 1921년 제1회 전조선축구대회가 열렸다. 특히 경성(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경기를 벌인 경평축구대회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였다. 이 대회는 1929년부터 1946년까지 이어졌으나 아쉽게도 분단으로 끊기도 말았다.
축구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도 없다. 뜨거운 국민의 관심으로 선수들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한다.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국가대표팀 별명도 있다. 영국은 축구 종주국, 독일은 전차군단, 브라질은 삼바축구 등이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에서 붉은 유니폼으로 4강 기적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는 붉은악마로 불린다.
나라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월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이다. 관심과 열기가 올림픽을 능가한다. 또 대륙 자체로 열리는 대회에도 민감하다. 유럽에서 열리는 유럽컵은 월드컵에 버금간다. 남미에서 열리는 코파아메리카컵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아시안컵도 뜨겁다.
전북현대가 K리그1 열번째 우승을 했다. 최초이자 최다 우승이다. 그동안 전북현대는 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왔다. 작년 강등권 위기를 극복하고 멋지게 이뤄낸 우승에 박수를 보낸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전주성이라 부르며, 전북현대를 소리높여 응원했던 도민들의 염원에 부응한 것 같아 즐겁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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