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박마리아 작가의 6번째 개인전 '미착상자'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1월 20일 13시59분

박마리아 작가가 21일부터 27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장에서 6번째 개인전 '미착상자'를 갖는다.

작가는 2022년 교동미술상 이후 첫 개인전을 가진다. 작가는 최근들어 마스크가 꽃으로 재탄생되는 설치작업이나 팬데믹 시대에 현대인들이 자주 활용하는 택배의 편리함 뒤에 가려진 과대포장 쓰레기들과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표현한 작품을 발표하는 등 시대를 읽어내고자 하는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작가는‘기념’(memory)이나 ‘의례’(ritual)가 붕괴되는 현실을 ‘택배’(박스)를 통해서 가시화한다. '미착상자'의 시작은 우연히 주변사람들의 생일 이후 올라오는 SNS 선물 인증 사진을 보면서 부터이다. 기념일이나 추념식 등은 되새기고 함께 나누는 것이지만, 박마리아가 보기에 동시대의 일상적 체계 내에서 ‘너’와 ‘나’는 디지털 교환체계가 매개해준 형식적인 관계로 치환되고 만다고 본다.

결국, 디지털로 인코딩된 부호가 교환되는 프로세스일 뿐,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은 끝내 택배-상자를 통해서 각자에게 가닿지 못하거나 심지어, 그 마음은 너와 나에게 끝끝내 도착하지 못하게 된다. 택배-상자는 한편으로는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히 도착하지 못하는 마음을 이 세계에 편재하도록 만든다. 고립감이나 외로움, 우울은 우리 세계에 편재한 마음의 한 양상들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작가는 "나에겐 의미있던 날이 누군가 에게는 흔한 인사치레로 남았다. 중독된 편리함에 대해 누구도 이의제기 하지 않는다. 축하의 마음보다 빨리 도착한 택배 상자, 그러나 신속함 이면에는 배송되지 못한 무엇이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며 인간미가 상실된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도착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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