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국 최초의 서원은 부안 도동서원일까, 영주 소수서원일까?

22일 부안서 제14회 지포 김구 학술대회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1월 20일 13시51분

22일 부안예술회관에서는 '제14회 지포 김구 학술대회'가 열린다.

전북대 김병기 명예교수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부안 도동서원의 위상과 의의에 대해 연구한 논문 '소수서원 창건 과정과 ‘도동(道東)’ 및 제향인물을 통해서 본 부안 도동서원의 위상'을 발표한다.

안동대 하정승 교수는 '지포 김구 문학의 특징과 문학사적 의미', 군산대 정훈 교수는 '고려시대 과거제도와 지포 김구의 2등 급제에 대한 소고', 충남대 고명수 교수는 '13세기 김구의 몽골 인식', 국립중앙도서관 정진웅 연구원은 '지포선생문집의 구성 및 유사 사례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하여 지포 김구의 행적과 학문 등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선현들에 대한 제향공간이자, 지역 학생들에 대한 강학공간이며, 선비들의 강론 장소였던 서원(書院). 600여 개가 넘는 서원중에서 9개의 서원이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서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9개의 대표 서원중에서도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풍기 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을 모태로 하여 사액을 받은 한국 최초의 서원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박태규(朴泰奎) 등이 올린 상소문에 의하면 부안의 도동서원이 1534년(중종29)에 창건됐다고 명기되어 있어서 이를 영주 소수서원이 초창기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된 것이 1543년인 점과 대비해 보자면, 한국 최초의 서원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이 아니라, 부안의 도동서원이어야 한다고 한다.

부안 도동서원은 고려 말에 큰 학자이자, 명 문장가였고, 탁월한 행정가이자 외교관이었으며, 자상한 목민관으로서 제주도에 돌 밭담을 쌓게 하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오늘날의 제주 돌 밭담이 있게 한 문정공 지포 김구(金坵1211-1278)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창건한 서원이다.

지포 김구는 지나치게 난만한 불교를 대체할 새로운 사상으로서 유학의 진흥을 선도적으로 도모했으며, 그의 두 아들로 하여금 한국 최초의 제향공간과 강학공간을 겸한 형태의 향교인 강릉향교를 창건, 실질적으로 조선 성리학 발전에 초석을 마련한 인물이다. 이에, 김구를 주벽(主壁)으로 모시고, 그의 아들 김여우를 배향하기 위해 1534년에 한국최초로 창건한 서원이 바로 부안의 도동서원인 것이다. 그런데, 왜 그동안 부안 도동서원은 ‘전혀’라고 할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을까?

호남고전문화연구원이 전라북도와 부안군의 지원을 받아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자료 부족을 이유로 연구가 부진했던 고려 말의 큰 인물인 지포 김구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하는 기회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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