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완산팔경'의 하나 '한벽당(寒碧堂)'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19> 한벽당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1월 20일 13시06분

전주 '한벽당' 행서 편액은 작가 미상이 아닌, 이병희가 쓴 것으로 드러났다.

한벽당(전북 유형문화재 15호)엔 모두 3개의 '한벽당' 편액이 남아 있다.

전주천 가의 '한벽당' 편액은 강암 송성용의 옳고 곧은 성품이 잘 나타나는 정갈한 예서체다.

누각 안쪽 '한벽당' 편액은 김예산이 썼다. 친필로 9세에 썼다는 ‘의섬김예산구세근서(義城金禮山九歲謹書)’의 낙관이 있기 때문이다.

한벽당으로 오르는 돌계단에서 마주보는 ‘한벽당’ 편액은 낙관이 보이지 않아 서자(書者) 미상으로 알려졌다. 행서임에는 분명하지만 조선시대를 풍미한 조맹부체와 흡사한 걸작이다.

'한벽당' 행서 편액은 작가 미상이 아닌, 이병희가 쓴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역사문화학회외 전북도가 펴낸 '전라북도금석문대계 6(증보판)'은 이를 쓴 사람이 농천(農泉) 이병희(李丙熙)라고 했다.

서자를 알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거나 눈으로 확인해야 했지만 어려워 탁본을 했다. 그래서 농천(農泉) 이병희(李氏丙熙之印)으로 판독됐다.

그는 근대 명필로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서예가로, 화순 임대정 원림 수륜대와 강릉 '선교장(船橋莊)의 '활래정(活來亭)' 주련을 휘호한 바 있다.

봄꽃이 지면 나무의 자태는 더욱 견고하고 푸르다.

전주천의 맑은 물소리와 바람이 휘저어놓은 숲의 기운이 만나 푸른 안개가 피어오르는 전주의 장소를 떠올려본다.

'완산팔경'의 하나인 '한벽당(寒碧堂)'은 그 이름처럼 아직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나는 차 소리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풍남문에서 감영 반대편으로 조금만 나가면 전주천이다. 임실에서 발원해 전주 시내를 거쳐 만경강에 합류하는 물길로, 도심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생활하수와 폐수로 오염된 하천이 1998년 생태하천으로 복원돼 현재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른다. 쉬리와 모래무지 등 희귀 물고기가 서식하고 천연기념물 수달과 원앙도 살고 있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종근 기자의 최근기사

'완산팔경'의 하나 '한벽당(寒碧堂)'

마침내 돌아와서도 여전히 그리운 진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향

독립운동가 귀암 김용중 선생의 이야기

역사가가 바라본 해월 최시형

소리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숨은 주역들이 되다

[금요수필] 마음에 꽃이 피었습니다

함께 싸우며, 읽기와 쓰기를 계속하다

ChatGPT를 실무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전 가이드북

ADHD는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읽고 나면 너와 나의 삶이 다시 보인다

인간과 사물의 생에 대한 격조 있는 아포리즘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소리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숨은 주역들이 되다

신통일한국 피스로드 2025 전북자치도 부안군 통일대장정

초복 맞이 삼계탕 한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