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주권 통합하자 vs 완주를 특별시로

-김관영, 전주시와 통합해도 완주군민 혜택보장
-안호영, 완주 첨단경제특별시 육성법 대표발의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1월 19일 15시26분

김종필 전북자치도 자치행정국장이 19일 ‘통합 시·군 상생발전 조례안’ 도민 설명회 직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조례안이 담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정성학 기자

전북자치도가 김관영 도지사의 공약인 전주권 시·군 통합을 촉진할 이른바 ‘완주군민 혜택보장 법제화’에 시동 걸었다. 반면 전주권 통합을 반대해온 안호영(완주·진안·무주) 국회의원은 즉각, 자신의 공약인 이른바 ‘완주 첨단경제특별시 육성법’을 발의했다.

지역사회가 전주권 통합 찬반론으로 양분된 가운데 마치 자타로 거론돼온 도백 후보자들도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해 맞불 법안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마냥 미묘한 분위기다.

전북자치도는 19일 도민 60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가칭 ‘통합 시·군 상생발전 조례안’ 설명회를 갖고 연내 통과를 목표로 그 제정안을 도의회에 곧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전주나 완주 등처럼 기초 지자체간 통합시 양측 주민들에게 주어진 다양한 혜택이 12년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종전 지자체간 세출예산 비율 또한 12년간 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이를 감시할 상생발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첫 적용대상은 통합 청원서가 제출된 전주시와 완주군이 유력시 됐다.

전주시와 통합할 경우 완주군민들은 세금만 늘고 귀농귀촌 지원사업, 출산장려사업, 초등생 방과후학교 지원사업, 중·고교생과 대학생 장학사업 등 각종 주민지원 정책사업이 다 중단되거나 축소돼 손해만 커질 것이란 우려에 대한 보완책이다. 완주군 세입이 완주에 쓰이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부채도 많은 전주시로 흡수돼 전주지역에 집중 투자될 것이란 우려에 대한 보완책이기도 하다.

김종필 도 자치행정국장은 “전주에 인구가 많은데다 정치적 헤게모니(주도권) 또한 쥐고 있다보니 완주군민들 입장에선 두 지자체가 통합할 경우 완주는 예산 편성시 소외되고 각종 주민지원 혜택도 상실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조례안은 그런 완주군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두 시·군이 상생발전하고, 통합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이와관련 지난달 7일 도의회에 출석해 “전주와 완주 발전은 물론 전북발전 차원에서도 두 시·군은 통합이 필요하다는 소신에 따라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지사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완주군민 혜택보장 법제화를 약속해 주목받았다.

한편, 안호영 국회의원 또한 19일 자신의 지역구인 완주를 비롯해 진안과 무주를 각각 특별시로 만들겠다는 ‘전북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전날(18일) 제출된 법안은 완주군의 경우 수소산업을 토대로 한 ‘첨단경제특별시’로, 진안군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휴양관광특별시’로, 무주군은 청정자연과 태권도원을 기반으로 한 ‘청정태권특별시’로 만드는데 필요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도록 했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전북의 활력을 제고하고 혁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전북특별법 개정을 도민들께 약속드렸다”며 “이번 개정안은 국무조정실, 전북도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별시’가 뭔지, 특히 전주권 통합을 거부한 채 자체적인 시(市) 승격을 바라는 완주지역 정치권의 요구가 반영된 것 아닌지를 놓고선 “각 지역에 알맞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일종의 비전일뿐 행정 시(市)를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다”고 안 의원실은 해명했다.

그 발표일이 전북자치도의 통합 시·군 상생발전 조례안 도민 설명회와 겹친 것에 대해선 “당초 6월중 법안을 발의하려고 했지만 그 준비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우연의 일치일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지난 7월말 완주군민 6,000여 명이 청원한 완주군과 전주시간 행정통합 건의서를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에 공식 제출했다.

전주권 통합 시도는 1997년, 2009년, 2013년에 이어 네번째다. 통합 여부는 지방의회 결의, 또는 주민투표 방식으로 결정된다.

지난 세차례 시도는 모두 완주군의회 반대결의, 또는 완주군민 반대투표에 밀려 무산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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