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데스크칼럼)고향사랑기부제로 지역소멸 극복하자!

기부자 선호에 맞춰 답례품도 관광체험상품 등 다양화…소액기부 증가세
일본 초창기 정부가 만든 모금 플랫폼 유일...현재 40개 기업서 운영

기사 작성: 박상래 - 2024년 11월 19일 14시56분

지역소멸을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차를 맞고 있다. 기부금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유출로 열악해진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 시장 형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즉, 고향사랑기부제란 고향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혜택과 답례품을 주는 제도이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전북자치도는 6만 4000건의 기부가 이뤄졌고, 총 84억 7600만원을 모금했다. 기부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임실군(5,974건)이고, 이어 장수군(5,830건), 정읍시(5,457건), 고창군(5,097건) 순이다. 기부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순창군(8억7,800만원)이고, 이어 임실군(6억9,200만원), 김제시(6억7,900만원), 부안군(6억5,000만원) 순이다. 임실군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9월 기준 답례품 수는 89개이고, 87개 업체에서 공급됐다. 가장 많은 답례품은 가공식품(35종)과 농축수산물(26종)이 주를 이뤘고, 이어 관광체험(10종), 유가증권(7종), 공예공산품(6종), 전통주(5종)도 뒤를 이었다.

이같이 기부실적과 제도 내실화 등 제도시행의 취지를 충분히 구현해 전북자치도가 전국우수사례로 꼽혔다. 도와 시·군의 적극적인 홍보 전략과 기부자 유치 노력이 반영된 성과로 보인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재정 확보 수단을 넘어, 고향과 출향민을 다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기부를 통해 실현됨으로써, 지역사회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앞으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금사업을 발굴하고, 기부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답례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일환으로 기부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답례품 제공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업화해, 기부로 적립된 포인트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재기부 사업’은 타 지자체로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답례품 구성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이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 더 많은 국민들이 고향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북자치도는 지속 가능한 고향사랑기부제를 위해 기부자와의 관계 강화에 집중하면서 소액기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분석되고 있다.

도는 먼저, 출향도민 관리업무와 고향사랑기부제 업무를 통합해 소통 창구를 일원화했다. 출향 도민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기부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부자에 대한 예우도 강화해, 전북과의 인연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년 연속 기부자와 출향인 등을 대상으로 ‘고향사랑의 날’ 행사 개최는 물론 감사장과 소식지를 통해 기부자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답례품의 종류도 농산물뿐만 아니라 관광 체험, 건강식품 등으로 확대해 기부자의 선호에 맞춰 다양한 품목을 제공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는 인터넷 사이트 ‘고향사랑e음’을 통해 온라인 접속하거나, 직접 NH농협은행에 방문해 전북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출향민만 아니라 지역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 또는 특정 지역에 관심을 가진 국민들이 기부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부자는 자신의 주소지 외 지역에 기부할 수 있으며, 세제 혜택과 함께 기부 금액의 30% 내에서 해당 지역의 특산품이나 체험 상품 등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10만원 이하의 기부금은 전액 세액 공제됨에 따라 근로소득자인 직장인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기부금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역에 특화된 답례품은 지역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를 얻게 된다.

전북도는 하반기 지정 기부가 시행되고 문자메시지나 사적 모임을 통한 기부 독려가 허용된 만큼, 연말엔 모금액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북의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실적은 33억 4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보다 조금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일괄 모금 창구가 실적 부진의 한 이유로 꼽힌다.

행안부가 '고향사랑이(e)음'만 고집해온 것과 달리, 일본은 일찌감치 민간에 창구를 개방했다. 정부는 최근에서야 민간 플랫폼과 연계 계획을 내놨다. 다행이다. 그러나 계획을 세웠다면 곧바로 실행해야 한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고향세를 도입·운영한 초창기에는 정부에서 만든 모금 플랫폼이 유일했으나 현재는 약 40개 기업에서 운영하는 민간플랫폼을 통해 한해 9조원에 이르는 모금 성과를 내고 있다.

시행 2년차인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돼 지역소멸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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