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메밀 기능성 탁월한 신품종 개발...생산·유통 기반 마련

농촌진흥청, 메밀, 오랜 연구개발과 제도개선으로 국산화 길 열어
부처 간 역할 분담·협력으로 최초 쓴메밀 신품종 ‘황금미소’ 개발

기사 작성: 박상래 - 2024년 11월 10일 14시41분

메밀 국산화 필요성에 따라 우리나라 기후 환경에 맞는 신품종 개발이 절실했다. 농촌진흥청이 연구 끝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 주인공은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김수정 농업연구사(사진)다. 김 농업연구사는 “세계 최초로 종자신분증 개발과 국가표준모델 개발로 국산 품종을 보호하기 위해 메밀 품종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통해 국내 메밀 산업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메밀은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부터 오랫동안 대표적인 구황작물, 약용작물이지만, 이상기후에 따라 안정적인 재배는 어려웠다. 메밀은 중국,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에서 재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주요생산국의 이상기후로 생산량 감소, 코로나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안정적한 공급으로 매년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환경에 적합한 품종 개발이 요구됐고, 이를 국내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한 종자보급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내 환경에 적합한 메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세계 최초로 종자신분증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술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유전형, 표현형, 화학형(유용성분)이 우수한 계통을 선발했다. 그리고 선발된 계통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력 검정과 지역 적응성 검정을 통해 신품종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신품종은 국내 최초의 기능성 쓴메밀 품종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개발됐다. 꽃은 녹색, 줄기는 연홍색이며 직립으로 자라는 특성이 있어 전 과정 기계화 재배에 적합하며, 1년에 두 번(봄·가을) 재배가 가능하고, 병해충 특히 흰가루병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

종자 생산량은 110kg/10a으로 ‘양절’보다 21% 많다. 또한, 혈관질환 개선 예방효과에 탁월한 루틴 성분이 일반메밀보다 51배 많고, 가루를 내면 쌉쌀한 맛을 내며 로스팅하면 구수한 맛을 낸다. 하지만 신품종은 우수한 성분에도 불구하고 국내 처음 쓴메밀 품종이어서 국내 식품 기준 및 규격(제 2017-102호)에 식물체로는 활용이 등재돼 있지 않아 농가와 산업체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신품종의 특성을 나타내는 농업적형질과 유용성분이 조사기준 항목에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2018년∼2019년까지 국내외 메밀의 다양한 자원을 수집해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자원을 구분했고, 옛 서적에서 식재료로 사용한 근거자료를 마련했다.

게다가 2020년∼2022년까지 신품종의 항산화, 항염증, 항당뇨 및 숙취해소 효능을 세포 또는 동물모델로 평가 입증으로 식의약품 안전성을 구명하고, 효능의 우수성을 확보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실수요자의 현장방문 및 의견수렴 간담회를 통해 정부(식약처 씨앗싹 모두 식품원료 사용, 종자원 품종등록 기준마련 등 규제개선), 농가(품종 우수성으로 재배안정성), 기업(탁월한 효능으로 제품개발)에 신품종 연구활용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동시에 농촌진흥청(품종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전문가 협의, 식품원료 허가 추진), 농수산식품부(종자원 품종등록 기준 개선) 등 부처 간 역할 분담, 협력으로 최초로 쓴메밀 신품종 ‘황금미소’를 개발했다.

이는 메밀 신품종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 규제를 개선한 쾌거이다. 이러한 결과로 우리나라는 천년의 지혜가 담긴 팔만대장경과 함께한 메밀을 기능성이 탁월한 신품종으로 개발해 생산·유통까지 할 수 있는 밸류체인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농가 신소득 창출(품종가치 6700만원, 부가가치 6억7700만원)과 22억7100만원에 달하는 생산유발(곡물, 제분, 음식 등) 효과로 메밀 가공식품 시장규모는 확대되고 산업의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수정 농업연구사는 “대표적인 사례로‘황금미소’품종의 항염증·항당뇨·숙취해소·장건강개선 등 다양한 효능을 구명하고, 이러한 효능을 기반으로 차, 음료, 국수, 식초, 유산균 등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는데 기여했다.”면서, “이번 메밀의 사례가 외국의 메밀 품종보호권 강화 조치에 대비하고 국내 메밀 생산성 향상 및 국산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을 통한 메밀 산업의 활성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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