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갑질 간부 감사, 철저하고 치우침 없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9일 14시22분

전북도의 한 간부가 갑질 논란이 일자 사직서를 냈다가 일주일 만에 철회를 신청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의원면직, 즉 자진 사직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중단했다.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면서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한다. 전북도는 현재 이 간부가 연가를 내는 등 사실상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대기발령 조치하고 갑질 여부를 따져보는 강도 높은 감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북도가 어떤 감사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파장이 컸던 만큼 공직사회 간부 공무원의 갑질에 대한 근절 의지에 관한 관심이 큰 때문이다. 임면권자의 의지가 담긴 개방형직위라서 형식적인 감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공직 내부의 의문도 있다. 철저하고 치우침 없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이번 감사를 통해 이른바 갑질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북도뿐 아니라 여러 공공기관은 물론 사기업에서 갑질이 잦은 논란을 빚지만, 갑질의 기준이 모호한 게 현실이다.

이번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갑질을 당한 공무원이 느끼는 피해의 정도와 감정과 달리 해당 간부는 업무에 대한 채근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공직 내부의 컨센서스를 거쳐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공직사회의 특정을 우선해야 한다. 공직사회 내 갑질은 통상 수직적 조직문화에 따른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발생한다. 부서원을 함께 협력해야 할 직장 동료로 여기지 않고 부하직원으로 보는 공직사회의 특성 때문이다.

앞서 갑질을 조례로 정해 시행하는 다른 지자체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구미시는 이미 공무원, 구미시의회 의원과 공무원 등의 갑질 행위에 대한 신고의 처리와 신고자를 보호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한 조례를 시행 중이다.

당사자는 벌주고 비난하는 데 그친다면 공직사회의 갑질을 뿌리뽑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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