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마음의 평화, 행복한 세상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0일 14시21분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표어인 ‘마음의 평화와 행복한 세상’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우주 만물은 돌고 돌아 끊임없이 변화 하여 한 모양의 형태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냥이라는 것은 없듯이,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온 것이고, 때가 다 되었으니 가는 것이다. 이를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하며,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우리 사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인간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고통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사별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의 고통이 있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는 원증회고(怨憎會苦)의 고통이 있고,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나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求不得苦)의 고통이 있으며, 인간의 구성요소로서 물질세계인 색(色)과 정신세계인 수상행식(受想行識)에서 오는 오온성고(五蘊盛苦)의 고통이 있다. 그러나 더 고통스러운 것은 무상(無常)한 것임을 무상(無常)한 것으로 알지 못하고, 무아(無我)임을 무아(無我)인 것으로 못 보니 집착으로 인한 고통이 생긴다는 것이다.

눈은 아름다운 것만 보려 하나, 그런 것만을 볼 수 없으며, 귀는 자신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나, 사람 사는 곳에서는 힘든 일이다. 코는 향기로운 냄새만을 맡고 싶어 하나, 더러운 것을 먼저 알아야 깨끗한 것을 알 수 있고, 입은 맛있는 음식만을 먹으려 하나, 배가 고프면 맛없는 것이 없다. 결국 몸은 편리한 것만을 취하려고 하니, 오온(五蘊)은 욕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육신을 비롯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이니 공욕(公慾)이 아닌, 인간의 사욕(私慾)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괴로움은 클 수밖에 없다.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아야 하는 공욕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정당한 욕심이지만, 이 또한 욕심은 욕심이다.

내가 서 있는 자리도 때가 되면 다른 사람이 차지하게 되고, 그 사람 역시 때가 되면 다른 이에게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 돈이라는 것도 잠시 잠깐 내게 맡겨져 있을 뿐, 영원히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인 세상에서 부자가 항상 부자이고, 가난한 자가 항상 가난하지 않으며, 잘난 사람이 항상 잘났고, 못난 사람이 항상 못나지 않음이 세상의 이치이며, 이는 다시 업(業)이라는 것과 연관되어 간다.

이렇듯 마음의 평화와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는 남을 부러워하거나, 남과 비교하지 않고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정도(正道)에 맞게 살아가는 길일 것이다.

/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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