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우리 집이 경매에 넘어 갔어요.. " 명도절차 완료해야 안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26일 16시24분

△사진제공 : 법무법인율지

몇 개월 전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판교의 명문 학군지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타운하우스형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는데 경매를 당한 소유자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면서 필자를 소개 시켜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안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경매를 당한 채무자 겸 소유자는 판교에 소재한 아파트를 2017년에 매수한 후 몇 년간 거주하다가 2020년 12월경 전세를 주었고, 그 전세는 2022년 12월경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세를 준 이후 소유자의 사업이 점차 어려워 지면서 하는 수 없이 대부업체를 통해 판교의 아파트에 후순위 대출을 받고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세입자의 전세계약 만료 시점에 새로운 새입자를 구할 수 없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후순위 대부업체의 대출 이자도 연체되면서 소유자의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 버린 것이다.

10년 이라는 세월동안 수 없이 많은 경매사건들을 다루어 왔지만, 이 사안 만큼 안타까운 경우도 드물었다. 그 이유는 바로 판교에 소재한 이 아파트의 가치가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 및 대부업체의 대출금을 전부 갚고도 남을 정도로 높았지만, 급매로 부동산을 팔려고 해도 임차인과의 분쟁(전세금 반환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었다)으로 집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게다가 경매가 진행 중이라 일반적인 사람들이 매수를 꺼리게 되었으며, 경매컨설팅업체와 체결한 위임계약서상 잔여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자칫 위약금까지 지급해야 할 위험도 남아 있어 매각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해결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 이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 가기로 했고 경매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기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해당 아파트를 팔아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소유자와 협의를 완료했다. 다행이도 필자의 지인이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에 동의했고 매매가격도 잘 협의되어 나머지 문제들만 해결하면 될 것 같았다.

첫번째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경매컨설팅업체와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것이었는데, 그들의 위임계약상 기재 내용과 실제 업무과정상 차이가 많이 있었고, 게다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업무가 처리되고 있는 점 등을 주장하여 아무런 위약금 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두번째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후순위 대부업체의 경매신청 취하를 받아 내는 것이었는데, 해당 대부업체가 차일 피일 연락도 피하고 협조가 잘 되지 않고 있었고, 연체이자의 계산마저 차이가 크게 나고 있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대부업체가 법의 규제를 잘 지키고 업무협조도 잘 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에 비해서, 본 사안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 하지만 끈질긴 시도 끝에 결국 연락이 닿았고, 연체이자와 경매신청 비용 등까지 전부 협의하고 채권계산서 및 경매 취하서류를 받아 내었다.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전세 세입자와의 분쟁이었는데,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그 이유는 제때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은 명백한 소유자의 잘못이고, 그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 받지 못한 전세 세입자는 이사를 가지 못하게 되어 여러가지 손해를 입게 되었을 터, 그 과정에서 소유자와 전세 세입자 사이에 감정이 매우 상하게 되어 더 이상 대화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 세입자가 이미 소유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자신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는 경우에만 소송을 취하하거나 합의할 의사가 있을 뿐이라고 하면서 필자와의 만나거나 연락하는 것 조차 거부하고 있었다.

여기서 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세입자가 입은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통상적인 손해 이외에 특별손해가 있을 수 있다)가 어느정도 인지를 알 수 없어서 덜컥 매수자가 이를 전부 떠안고 매수를 할 수도 없다는 점이었다.

다행이 필자가 경매를 당한 소유자와 전세 세입자 사이의 보증금반환청구 소송기록을 전부 파악하고 나서 세입자가 주장하는 손해의 액수를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었고, 다행이 매수인도 시세 보다 저렴하는 사는 부분이 있는 만큼 세입자의 손해를 보상하고 매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세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나서 경매를 당한 소유자와 매수인은 판교 소재의 아파트에 대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근저당권의 말소와 동시에 경매사건도 취하 시키고, 경매를 당한 소유자와 전세 세입자와 소송도 매수인 쪽으로 승계해서 약 2개월만에 명도절차도 전부 완료하였다.

이처럼 우리 집, 내 집이 경매를 당하는 경우, 반드시 한가지 문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인들과 사이에 법률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전부 유기적이고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경매를 당한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구제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일 것인데 제때에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경매를 당하는 것을 막기 어려워 내 집을 잃게 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양태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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