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삶의 향기]구룡계곡

자연스럽게 가만히 놓고 보았으면 한다

기사 작성: 박은희 - 2024년 01월 18일 14시16분

나는 자주 구룡계곡을 간다. 남원 시내에서 가깝고,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 왕복이 7KM이니 산행하기에 적당한 코스고, 계곡을 따라 산책길 정비가 잘 되어 있기에 위험하지 않고, 제일 좋은 것은 계곡물 소리와 함께할 수 있기에 가장 좋다.

올해도 새해를 맞이하여 구룡계곡을 찾았다.

나는 페이스북을 자주 사용하기에 그날도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단체 카톡방에도 올렸다.

카톡방에 있는 친구가 바로 답신이 왔다. 그곳이 그립다고 그 친구는 전주에서 잠시 직장 생활을 하다 안산으로 간 친구다. 전주에 있을 때 구룡계곡을 가끔 찾는 친구였다. 안산으로 가고 나서 오지 못했는데 나의 사진을 보고 그 구룡계곡이 그립고 잘 있냐고 안부를 물어 온 것이다. 물소리가 그립고 계곡의 아름다움이 그립다고,

산행을 끝마칠 때 친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룡계곡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어 온다. 자기 아내가 함께 구룡계곡에 가자고 말한다고, 그는 남원에 사는 동생인데 그래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정말 구룡계곡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르냐고, 그러자 동생은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고, 그런데 나의 글을 자주 보면서 구룡계곡을 가보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동생에게 자세히 안내해 줬다.

산행 후 나의 페이스북 글의 댓글 중 외사촌 형님의 댓글이 있었다. 내일 구룡계곡을 가봐야겠다고, 나의 글을 자주보다 과거 청소년 시절에 가보았던 구룡계곡이 그립다고 70을 바라보는 형님의 마음이 담긴 글이었다.

이곳이 고향은 아니 지만 고등학교 후배는 구룡계곡 가까운데 살고 있으면서 요즘 자주 구룡계곡을 오르곤 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여 살고 있다.

구룡계곡의 자연이 우리에게 내어준 모습이다.

새해 들어 두 번째 맞이한 주말에 구룡계곡에서 폭포 아래서 목소리의 득음을 위하여 매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았다. 남원은 동편제의 고장이다. 판소리가 유명하다. 득음을 위해서 폭포 아래서 득음을 위하여 판소리를 연습하였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현장을 보는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한참 동안 그들의 연습을 방해하지 아니하려 먼발치에서 잠시 구경을 하였다. 폭포와 어우러진 모습이 좋았다.

구룡계곡이 우리에게 허락한 모습이다.

구룡계곡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람을 보면서 자연이 자연스럽게 허락한 모습처럼 그들의 모습도 자연스럽다 못해 마을 뒷산에 오르는 모습들을 본다.

춘향묘 육모정 구경 왔다가 계곡이 좋아 자연스럽게 계곡 따라 거닐다 보니 구룡계곡을 산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룡계곡은 우리에게 친숙하게 바로 옆에서 우리도 모르게 다가와 있고, 다가갈 수 있는 계곡이고, 구룡계곡의 모습이 자연의 모습이다.

자연스러운 구룡계곡을 우리들의 이익을 위하여 개발하여야 한다는 소리가 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이기에 개발이 쉽지 않은데 아직도 개발에 목말라 하고, 개발이 진정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망 좋은 곳에 전망대 만들고 커피와 밥을 팔면 진정 지역경제가 살고 사람들이 모여들까?

자연을 지키면서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인간의 생각이 멎는 날은 언제나 가능할까? 자연을 그대로 놓고 이용만 할 수는 없을까?

나는 다가오는 주말에도 구룡계곡을 갈 것이다.

자주 가야 진정한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가 귓속을 맴돌고 있다. /소한명(남원시농촌종합지원센터 사무국장·이석규민주노동열사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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