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주요 도로 터널에 비치된 소화기 도난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소화기는 터널내 차량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비치된 것이지만 일부 운전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관할 터널 8개소의 소화기 보관함 178곳 가운데 무려 100곳(56%)에서 3.5㎏짜리 소화기가 분실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005년말 개통한 국도 21호선 전주국도대체우회도로 상관-구이 구간의 경우 광곡터널과 고덕터널에는 양측으로 50m 지점마다 2대씩 모두 106개의 소화기를 비치했지만 1년 만에 절반을 웃도는 60여 개가 사라졌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국도 터널도 마찬가지. 국도 27호선 운암-구이구간 모악·계곡터널의 경우 56개의 소화기 가운데 30개(54%)가 도난당했고, 18개 소화기가 마련된 정읍 산내면 장금리 장금터널에서도 10여개(56%)가 종적을 감췄다.

국도사무소측은 정기 점검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소화기를 채워넣고 있지만 올들어서도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도난 사태는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하소연이다.

이처럼 터널내 소화기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 터널이 차량통행량이나 인적이 한가한 산악지대에 위치한 데다 별도의 도난방지장치 설치가 불가능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도사무소 관계자는 “화재발생시 즉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도난방지를 위한 잠금장치를 할 수도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소화기 절도는 엄연한 범죄행위로써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점에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국도유지사무소는 이러한 소화기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소화기에 용도와 관리청 등을 표기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sonbal@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