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지방 의료붕괴 막아라, 은퇴한 '시니어 의사' 배치

-시군보건소와 지방의료원 등 시니어 의사 재취업 지원
-응급의학과나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력 확충 몸부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3월 31일 15시34분

의료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은퇴한 ‘시니어 의사’를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돼 주목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방의료원,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시·군보건소, 보건교사조차 없는 초·중·고교가 쏟아지는 등 필수의료 인력난과 맞물려 의료공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대안이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빠르면 올 하반기에 이 같은 시니어 의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아래 그 수요조사에 착수했다.

대학병원이나 수련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했거나 퇴직이 예정된 전문의를 선발해 시·군보건소, 지방의료원, 국립대병원 등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재취업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경우 만성적인 필수의료 인력난, 특히 이중에서도 공공의료 인력난에 시달려온 지역 중소도시와 농어촌의 의료붕괴를 억제하는데 도움될 것이란 기대다.

현재 전북은 갈수록 악화되는 의료공백 문제가 전공의 집단행동 등과 맞물려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 서영석(경기 부천시갑), 남인순(서울 송파구병), 교육위 정을호(비례)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정부부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보건지소 총 147곳 중 무려 78곳, 즉 53% 가량이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35%)보다 18%포인트 치솟은 것이자, 전국 평균(46%)보다 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일선 의료기관 절반 가량이 의사를 못구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셈이다.

가뜩이나 공보의 지원자가 감소세인 가운데 의료대란과 맞물려 빠져나간 전공의 빈자리에 공보의를 파견하면서 빚어진 문제로 풀이됐다.

학교 또한 마찬가지로 보건교사 구인난에 발만 동둥 굴렀다. 더욱이 도내 상황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했다.

조사결과 전북지역 초·중·고교 769개교 중 217개교, 즉 28% 가량이 보건교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보건교사 미배치율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최악이자, 전국 평균(10%)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전북은 치료가능 사망률이 높다는 점도 특징도 보였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감염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 모두 57개 질환군을 놓고봤을때 제때 제대로 치료했다면 숨지지 않고 살았을 주민들이 조기에 사망한 비율을 일컫는다.

조사결과 도내의 경우 2022년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치료가능 사망률은 49.89명에 달해 충북(52.92명), 인천(51.31명), 강원(51.21명)과 함께 전국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그만큼 지방 의료체계가 열악하다는 진단이다.

전북자치도는 시니어 의사가 배치된다면 이런 문제가 완화되지 않겠냐는 기대감 속에 즉각 그 수요조사에 나섰다.

최병관 도 행정부지사 또한 31일 시니어 의사가 재직중인 정읍지역 한 공공의료기관을 찾아 직접 현장을 살펴보고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의료 인력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응급의학과를 비롯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인력은 태부족인데다, 의정갈등 여파로 그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수요 조사를 거쳐 시니어 의사를 배치 한다면 전북자치도 또한 이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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