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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농촌의 일상에서 찾는 미래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23일 15시34분

농촌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논밭’과 ‘농사일’ 같은 단순한 이미지에 머무른다. 그러나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일상 속에는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다. 평범한 식재료가 새로운 상품이 되고, 소소한 생활이 관광과 체험이 되는 순간, 농촌은 더 이상 과거의 공간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실험실로 변한다.

나는 정읍에서 카페와 풀빌라를 운영하며 직접 그 가능성을 체감하고 있다. 카페에서 시작한 작은 아이디어가 농촌의 일상과 결합해 전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오트라이스칩이다. 지역에서 나는 곡물과 쌀을 활용해 만든 이 간식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다. 농가에서 재배한 작물을 활용함으로써 지역 농업에 새로운 판로를 열고, 동시에 건강한 간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시도였지만 지금은 라하트를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정읍의 자부심인 한우역시 좋은 예다. 흔히 구이용으로만 소비되던 한우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니, 새로운 메뉴들이 탄생했다. 한우와 참나물을 곁들인 샐러드, 베트남식 분짜와 결합한 한우 분짜 샐러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파스타나 브런치 메뉴 속 한우 응용 등. 이들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지역을 맛보는 경험”이 된다.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되고,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소비처가 되며, 정읍 한우라는 브랜드는 일상적 식문화를 통해 한층 더 확장된다. 이는 곧 지역의 일상이 관광과 산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농촌의 평범한 일상에서 출발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늘 먹던 음식, 지역의 밭에서 매년 수확되는 작물, 오래된 방식으로 이어오던 생활 습관이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될 때 비로소 ‘상품’이 되고, ‘관광 자원’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농촌융복합산업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다. 지역의 청년들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들이 이 과정을 주도할 때, 농촌의 일상은 더 이상 낡은 풍경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된다. 나 역시 작은 시도들을 통해 이 가능성을 확인하며,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농촌의 잠재력을 함께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지역의 재발견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매일 먹는 한 끼 식사, 늘 보던 들판,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있다. 우리가 그 일상에 다른 시선을 더하고, 새로운 쓰임을 찾아낼 때 농촌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사라져가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찾는 것처럼, 평범한 농촌의 일상이 미래 산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재발견은 이렇게 작은 한 끼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한 끼는 곧 지역의 내일을 키워내는 힘이 된다.

/이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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