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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K-컬처 콘텐츠의 심장, 이제는 전북이다.

기사 작성: 새 - 2025년 10월 16일 16시29분

한류는 더 이상 특정 장르의 유행이 아니다. 음악, 드라마, 웹툰, 게임, 패션, 음식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세계 시장에서 ‘K-컬처’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흐름을 지역이 어떻게 포착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하느냐이다. 전북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지닌 지역이다.

전북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한지, 도자기, 국악, 한식 등 전통문화의 뿌리가 깊다. 이러한 유·무형 자산은 K-컬처의 원형 콘텐츠로서 세계 시장에 내보낼 수 있는 ‘스토리의 원천’이다. 예를 들어, 전주 한옥마을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로, ‘살아있는 전통’이 어떻게 현대적 관광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하면 전통문화의 재해석은 훨씬 다채로워질 수 있다.

현재 K-콘텐츠 산업은 영상·음악 중심에서 ‘융복합 스토리텔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하나의 IP(Intellectual Property)가 웹툰으로 시작해 드라마·게임·메타버스로 확장될 수 있다. 전북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AI 기반으로 디지털화하고, 전통예술을 감성정보(Affective Information)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문화 경험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AI 한지 패션쇼’나 ‘가상국악 공연’, ‘디지털 한옥 투어’와 같은 융합형 콘텐츠는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전북은 콘텐츠 제작의 중심지로서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익산의 보석문화산업, 군산의 영화 촬영지, 남원의 판소리· 춘향제, 무주의 산악·자연 콘텐츠 등은 각각 독립적인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지역 콘텐츠의 세계 진출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다. 여기에 지역 대학과 청년 창작자, 스타트업이 결합한다면 ‘지역 기반 K-콘텐츠 클러스터’ 구축도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이제 전북의 K-컬처 전략은 ‘보존’이 아니라 ‘확장’이다. 전통문화의 향기를 살리되, 그것을 글로벌 감성과 디지털 기술로 재포장해야 한다. 전북의 고유한 정체성과 현대의 기술이 만나 새로운 형태의 감성산업이 만들어질 때, K-컬처는 더이상 수도권 중심이 아닌 ‘전국형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전북이 가진 풍부한 문화자산과 예술적 감수성은 이미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연결하고, 기술과 인재로 구현하는 실행력이다. K-컬처의 다음 무대는 서울이 아닌 전북이다. 지역이 세계를 감동시킬 때, 진정한 K-컬처의 완성은 시작된다.

/ 강윤정(교수·원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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