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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안녕, 가로수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21일 1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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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본란에 “가로수 유감”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제목에서 느끼겠지만 ‘가로수 수난’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로수는 사전적 의미로 “거리의 미관(美觀)과 국민 보건 따위를 위하여 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를 일컫는다. 그러나 요즘 가로수는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만 뜻하지 않는다. 최근에 도시에서는 가로수와 더불어 수많은 숲과 정원이 조성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가로수만이 아니라 도시숲, 정원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도시에는 새로운 경관이 매우 다양하게 탄생하고 있다. 전주 가로수 중 제일 명품 길은 전주 마중길에서 시작되는 백제대로다. 넓은 도로와 인도, 여기에 자전거 도로까지 갖춘 전주 대표적인 도로에 최근에 조성된 정원형 가로수는 매우 이채롭다. 특히 봄에는 이팝나무꽃이 가로수를 매우 눈부시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가로수 수종은 느티나무, 이팝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메타세쿼이아, 층층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하다. 그리고 아파트에 조성된 숲은 아파트의 품격을 높인다. 학교 숲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지자체의 지원으로 학교 명상숲이 조성되고 있는데 학교 경관을 한층 격조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가로수(숲)의 수난은 도로 확장, 선형 변경 등으로 쉽게 목격된다. 특히 가지치기를 과도하게 하여 닭발처럼 나무를 만드는 모습은 매우 빈번하게 본다. 나무를 흉물로 만든다. 심지어는 나무를 고사시키기까지 한다. 나뭇가지를 심하게 자르면 광합성 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사한다.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닭발처럼 나무를 키우려면 뭐하러 나무를 심는지 궁금하다. 특히 도시에서 생태 환경과 기후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지 않은가?

도시숲(가로수)에 관련된 반가운 기사를 접했다. 작년 12월에 통과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시숲 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었다. 개정된 법은 도시숲 등에 관한 기본 계획에 우수한 자연경관을 조성하고 보전하는 것은 물론 관리 기술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가로수 전정(가지치기)을 과도하게 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장은 해마다 가로수 관리 계획을 세우고 계획 외 가로수 가지치기를 할 때 지역민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가로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가로수 가지치기에 대한 주민, 시민단체의 심의를 의무화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산림청은 이달 30일 광역·기초 단체 가로수 담당자 연수를 통해 가로수 관리 지침을 공유할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국립산림과학원이 수행하는 ‘수형 관리 중장기 연구’ 결과가 나오면 시도에 체계적인 가지치기 방법도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자체는 단순히 가로수만 한정하지 말고 공원,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 일정 규모의 거주지역(아파트)까지 가지치기 관리 지침을 공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가로수 훼손과 가지치기에 관한 논란은 수없이 발생했다. 대부분은 논란으로만 그쳤다. 그런데 이제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어 제대로 된 가로수 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가로수는 이제 단순히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지역민이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여 많은 사람이 찾는 생태 경관으로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로수는 후손에게 소중한 생태문화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또한 가로수, 숲과 정원은 오늘날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에 대한 대비로 준비된 생태자원이기도 하다. 도시에서도 생태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푸른 용의 해에는 흉측한 닭발 모양의 가로수를 만나지 않길 바란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높은 시민의식이 필수적이다. 올해는 가로수야 안녕하길!

/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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