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새만금호가 ‘죽음의 호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징후가 짙다. 수질 개선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았음에도 개선되기는커녕,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최악의 수질을 기록하고 있다.<2월4일 2면 보도>

3일 전북녹색연합에 따르면 2010년 시작된 새만금 수질 개선 사업에 투자된 국·지방비는 지난해까지 2조 5,000억에 달한다. 전주와 군·익산 등 새만금 인접 시·군 생활하수와 축산분뇨 처리시설 보강에 집중 투자됐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았음에도 결과는 좋지 않다. 녹색연합 조사 결과,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새만금호 중간 지점 수질은 6급수로 나타났다.

수질 등급을 나누는 대표적인 기준인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에 따라 통상 수질이 1~5급까지 나뉘는 점에 비춰볼 때, 6급수는 사실상 등급 외 분류다.

5급수만 해도 공업용수 3급으로나 사용되며, 모기 유충, 파리 유충, 실지렁이, 피벌레 등 이외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새만금호 수질은 이보다도 못한 수준인 셈이다.

새만금호 중간 지점인 ME2 지점 수질은 COD 기준으로 10.88mg/L를 기록했고 DE2 지점도 11.96mg/L를 보여 두 지점 모두 6급(10mg/L/초과) 수준을 넘어섰다. 조사가 진행됐던 두 지점에서 모두 6급수 이하로 나타난 것은 방조제 건립 이후 처음이다. 상·하류를 포함한 13개 조사 지점 수질 평균도 8.14mg/L로 5급수 이하를 면치 못했다.

녹색연합은 현재 바닷물이 유통되고 있는 새만금호가 최악의 수질을 기록한 것에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전북도가 상류에서 4급수, 하류에서 3급수까지 수질을 달성하겠다며 투입한 예산이 무의미하다는 비판이다.

녹색연합은 새만금호 담수화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죽음의 호수에서 생명의 호수로 거듭난 시화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해수 유통을 통한 수질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새만금호의 수질이 최악을 기록한 상황에서 정부와 전북도는 그 동안 수질 개선사업을 겸허히 반성하고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새만금수질 중간 평가를 통해 담수화 계획 포기와 친환경 개발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재 기자 yellowhof@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