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업체의 파산 사태로 3공구가 공사 중지에 들어간 ‘고군산연결도로 건설사업’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대림산업이 맡은 1공구와 2공구는 내년도 완공을 위해 숨 가쁜 모습이었다. 그러나 단등교를 넘어서 부터는 180도로 변했다.

무녀도에서 선유도와 장자도를 잇는 3공구는 폐허처럼 적막했다. 반쪽은 완공을 위해 퍼득이고 있지만, 나머지 반쪽은 널어 둔 생선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논의 단계를 합치면 이제 10년을 내다보는 ‘직도 보상 사업’이다.

기자회견 단상을 내리치면서 이른바 ‘직도보상사업’의 이른 성과를 요구했던 문동신 군산시장의 외침이 공허하게 떠돌고 있다.

무녀도로 넘어가는 도로에 성토작업을 하다가 멈춰선 붉게 녹슬어가는 불도저 한 대가 현장의 오늘을 대변해주는 실제 상황이다.

직도 어장을 내준 고군산 섬 어민들의 관광 소득 기반사업을 위해 추진된 ‘고군산연결도로건설사업’이 방향을 잃은 채 삐걱대고 있는 것이다.



△ 공사 현황, 그리고 현재 진행 상황

고군산 연결도로사업은 2,790여억원을 투입 새만금 방조제와 신시, 무녀, 선유, 장자도 등 고군산군도의 4개 섬을 8.77㎞(폭 15.5m)의 도로로 연결하게 된다.

이른바 ‘직도 보상 사업’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섬 지역 어민들의 관광 소득 기반을 목표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국토청)에 의해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07년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당초 2013년 완공이 목표였다. 국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2015년 말로 완공 계획을 늦추었다.

하지만 올 4월 3공구인 무녀도∼선유도~장자도 구간(4.3㎞)의 공사를 맡은 벽산건설이 서울중앙법원의 기업회생절차 폐기 결정으로 최종 파산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벽산을 대신할 공사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내년엔 반쪽 준공이 불 보듯 해졌으며, 적어도 2017년 정도에나 전 구간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구간은 벽산건설이 5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공동도급사인 동아건설산업이 43%의 지분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발주처인 국토청이 3공구의 지분 43%를 가진 동아건설산업에 공사 이행을 맡기면 된다.

하지만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한 프라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잔여분공사 이행능력에 대한 의문 등의 문제로 후속 조치가 늦어진 것이다.

국토청 관계자는 “동아건설산업의 법정관리가 개시되었지만 내년 2월경에 기업회생인가절차가 남아 있다.”면서, “기업회생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 공사진행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벽산건설과 같은)공중분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조심스런 입장이다.

따라서 1공구 70%, 2공구 85%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신시도~무녀도 입구 구간은 내년 말 준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1공구는 주민들이 제기한 발파 보상 민원 조기 해결에 공기 내 완공 여부가 달려있다.

나머지 3공구는 올해 안에 시공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적어도 1년 6개월~2년 정도 완공 목표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군 사격장으로 ‘직도’를 선택한 정부에서 여러 지원 사업으로 주민들의 격한 감정을 달랬던 대표적인 이 사업이 착공 10년을 넘겨서야 완공될 처지인 것이다.

이유가 많겠지만 늑장 진척으로 어장을 내준 섬사람들의 민심만 사나워지고 있다.

△ 공정율 70%인 1공구, 주민 민원으로 장기간 발묶여

이 사업은 지난 2007년 군산시의 직도 사격장 허가에 따라 정부의 보상차원으로 시작된 특수성 때문에 이른바 ‘주민 민원 해소’가 공사의 우선순위가 됐다.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은 1공구 현장은 신치포구 입구에서부터 시작되어 신시교 옆을 따라 시원하게 뚫리고 있다. 해안을 따라 섬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단등교를 눈 앞에 둔 1공구의 마지막 공사 구간은 ‘민원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라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신시마을 옆을 돌아 나가도록 계획된 도로를 뚫기 위해서는 이 일대의 암반을 발파해야 한다.

하지만 20세대 정도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2014년 6월 이후부터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박용훈 1공구 현장대리인은 “해당 주민들이 선정한 기관에 의뢰해서 피해 용역을 하고 그 결과에 따르자는 데 회사에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발파 공사 현장에 주민을 유급으로 배치하여 공사를 감독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중앙환경분쟁위원회에 의뢰하여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서 용역도 맡기지 못하고 있으며, 공기만 까먹고 있는 상태이다.

주민들은 군산경찰서에 이 현장에 대해 ‘화약반출금지’를 민원으로 요청했다.

1공구 현장도 올 겨울에 발파 등 어려운 난공사 구간을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내년 개통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군산시와 섬 주민, 국토청, 경찰 등 관계기관이 ‘고군산연결도로사업’의 완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