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유채꽃과 꽃잔디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4.15 15:15

전주시가 여러 국제행사를 앞두고 전주천 둔치에 꽃잔디 심기에 한창이다.공공근로인원을 동원해 무려 1만5,000여평에 100만그루의 꽃잔디와 페츄니아 같은 꽃을 심는데 드는 예산만도 5억원에 이른다.축제를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을 위해 꽃길을 조성한다는게 전주시의 설명이다.그래서 축제기간에 맞춰 꽃을 피우기 위해 비료도 주고 손질이 대단하다.축제라는 즐겁고 의미있는 행사에 꽃길을 조성하고 그 꽃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즐거울 수 있다면 이를 탓할일이 아니다.화창한 5월 전주천에 피어날 꽃잔디 꽃내음과 아름다움이 자못 기대되기도 한다.하지만 전주시의 꽃심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많다.시가 꽃을 심는곳은 지난해와 지지난해 역시 수억원의 돈을 들여 유채꽃을 심었던 곳.억지로 나비까지 날려 한때 장관을 이루기도 했지만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유채꽃이 전주천의 오염을 부채질했다는것이다.비료를 주고 꽃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았던 탓이다.그 규모는 다르지만 꽃잔디와 페츄니아도 환경오염을 부채질할 것은 불문가지다.벌써 꽃피는 시기를 맞추기 위해 둔치에 쏟아부은 비료의 양이 얼마던가.또 전주천 상류에서는 100억원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전주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겠다고 공사가 한창이다. 생태하천을 만들겠다며 한쪽에서는 돈을 쏟아붓고 한쪽에서는 멀쩡한 둔치를 파헤쳐 꽃을 심고 비료를 뿌리는 행위중 어느 하나는 분명 잘못된 일일게다.이와 꽃을 심을려면 갯버들이나 노랑꽃 창포 같은 수질정화기능이 높은 풀이나 꽃을 심어야 한다는 생태학자들의 지적도 많다. 더구나 꽃잔디는 보름남짓 그 화려함을 뽐내다 지고마는 그야말로 일회용이다.꽃을 심는데 드는 엄청한 예산도 문제다. 긴급구호적 성격의 공공근로 요원을 쓴다고 하지만 당장 몇 백만원이 모자라 주린배를 움켜쥐는 밥굶는 어린이들과 저소득자, 저소득 장애인이 아직도 많다.예산이라게 꼭 사회구조에만 써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며칠 화려한 눈요기를 위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예산이 부족해서..”소리나 들어야 하는 그들에게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박명규기자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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