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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가 재난이 되지 않도록, 산불 예방은 국민의 실천에서 시작

기사 작성: 박기수 - 2025년 12월 04일 10시32분

숲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휴식, 그리고 미래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건조한 겨울바람과 마른 낙엽, 강한 바람이 맞물리며 산불 위험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수십 년 가꾼 산림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고,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특히, 산불은 소나무와 같은 가연성 수종, 강풍과 같은 기후 조건이 더해질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되며 대형화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산불의 주요 원인은 낙뢰와 같은 자연현상보다도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소각·취사 행위, 불티 관리 미흡, 성묘객 실화, 논·밭두렁 영농 부산물 소각, 담뱃불 방치 등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 중에서도 입산자 실화와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에 따른 인위적 요인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제 산불은 더 이상 단순한 산림 화재가 아니라 ‘복합 기후재난’이다. 최근 산불은 전국화·연중화·대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2025년 3월 경상도와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산불로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되고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기도 했다. 당시 전소된 산림 면적은 10만 헥타르가 넘었고, 이는 서울 면적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같은 해 3월 전북 정읍시 소성면 산불 사례 또한 작은 불씨가 강풍을 만나 주택 등 건물 28동이 피해를 입는 등 산불이 곧바로 생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극한 기상 조건에서 산불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초고속 복합 재난’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불의 대형화 배경에는 기후 요인이 작용하지만, 발생의 근본 원인은 여전히 사람의 부주의에 있다.

정부는 첨단 감시 체계 구축, 진화 자원 확충, 주민 대피 체계 개선, 처벌 강화 등 종합적인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가장 실효성 높은 산불 예방 대책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부주의를 멈추는 실천이다. 첨단 장비보다 더 강력한 산불 방화선은 바로 우리의 일상 속 행동이다. 산불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수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림과 인접 지역(100m 이내)에서는 쓰레기 소각과 불 피우기를 절대 금해야 하며, 영농 부산물도 반드시 파쇄 등 안전한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

둘째, 입산 시 라이터, 버너 등 인화 물질은 소지하지 말고,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해야 하며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금한다.

셋째, 산불을 발견하면 즉시 119 또는 산림 관서(시·군·구청 등)에 신고하고, 바람을 등지고 산불이 번져오는 반대 방향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현재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울 경우 최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과실로 산불을 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만큼 산불은 개인의 실수가 아닌 사회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이자 재난이기 때문이다.

산불 진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일이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우리 숲을 지키고, 우리의 삶을 지킨다.

“잃는 것은 한순간, 되찾는 것은 한평생.” 산불 예방의 파수꾼은 바로 우리 모두이다./이남영 (정읍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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