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전북 산불 ‘비상’

4일 순창 산불 2시간 10분 만에 꺼져
안전수칙을 지키는 등 관심 가져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06일 13시43분

'봄불은 여우불'은 봄철 산불을 뜻하는 옛말이다. 여우가 둔갑해 사방팔방에 나타나듯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라는 뜻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경북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전북에도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완연한 봄 날씨로 증가한 산행 인파에 더해 초근들어 청명과 한식 등으로 성묘객들까지 급증하면서 산불의 주된 원인인 실화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북도와 전주시 등 도내 지자체들은 청명과 한식에 맞춰 산불 예찰활동 및 불법 소각 등 실화 위험 행위를 단속 등 산불 방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순창 산불이 2시간 10분 만에 꺼졌다. 산림청은 4일 오후 4시 35분쯤 전북 순창군 쌍치면 산불의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산림 당국은 현장에 헬기 2대와 차량 15대, 진화대원 240여 명을 투입했다. 전북도소방본부는 "인명 피해는 없으며, 임야 1ha가량이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산불은 앞서 오후 2시 25분쯤 발생했다. 순창군은 불이 난 뒤 "인근 주민은 필요시 대피 바란다"는 재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서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3년(2022~2024년)간 전북에서 발생한 산불은 110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2년 50건, 2023년 46건, 2024년 14건이었다. 지난 3년간 전북 지역 산불 중 봄철(3·4·5월)에만 76건(69%)이 집중됐고 청명과 한식을 전후해서는 16건(21%)이 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 51건, 논·밭·쓰레기 소각 20건, 담뱃불 실화 8건, 성묘객 실화 4건 등으로 나타났다. 실화 산불이 모두 83건에 달하는 등 전체 산불 발생 건수의 75.4%를 차지했다.

도내 지자체들아 산불감시원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 특별 단속반 등을 활용해 집중 예찰하고 드론을 활용한 소각행위 단속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영농부산물 불법소각과 쓰레기 소각, 화목보일러 재처리 부주의 관리 등 산불 주요원인에 대한 최대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봄 불은 여우 불이라’ 여우가 둔갑하여 사방팔방에 나타나듯, 봄에는 여기저기서 불이 나기 쉬움을 표현한 말이다. 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건조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는데, 1년 중 가장 건조한 시기로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할 경우 대형 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 산불은 건조한 기후와 강풍으로 인해 대형화되는 추세로 대응 과정에서도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고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주요 문화재와 수십, 수백 년간 가꾸어 온 자연 유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사라진다.

다음 주 중반에 또 한 차례 봄비가 예보됐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3월까지 누적 강수량이 예년의 60% 정도로 적어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 언제든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소중한 자산으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화재 예방이 최고의 방법이다. 화재 예방을 위해선 우리가 모두 안전 수칙과 주의 사항을 숙지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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