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멸종위기 동물들의 현실을 예술로 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Snap, Share, Save(우리에게 남을 것은 사랑이야)’ 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29일 13시41분

기후 변화와 생태계 파괴 속에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동물들의 현실을 예술로 담아낸 특별한 전시회가 전주를 찾아왔다.

전시는 사비나미술관 기획으로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역전시활성화전시로 선정,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함께 다음달 24일까지 전시장(갤러리 R,I)에서 진행된다.

‘Snap, Share, Save(우리에게 남을 것은 사랑이야)’ 전은 예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멸종위기 동물들과 깊이 공감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상우 등 8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멸종위기 동물들을 주제로 회화, 디지털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사진, 페이퍼 아트 등 20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멸종위기 동물들을 주제로 창의적으로 해석한 출품작들은 생물 다양성 보존의 중요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전시 제목인 “Snap, Share, Save”는 셀카와 공유를 통해 환경보호 메세지를 확산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구경하며 셀카를 찍고, 이를 SNS에 공유하면서 멸종위기 동물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널리 퍼트릴 수 있도록 의도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예술 감상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출품작들은 생물 다양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쉽게 표현해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경험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생태계 보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다.

‘청색 사진의 선구자’라 불리며 반전 기법을 활용한 작업으로 알려진 고상우 작가는 정면을 응시하는 야생동물의 모습을 전통미술에서의 정면초상화 형식을 빌어 디지털 회화로 표현한다. 작가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종의 몸에 하트를 새기며 동물이 인간처럼 영혼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동시에 두 생명체간의 상호존중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페이퍼 아티스트 이재혁 작가는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을 수만 번의 가위질로 만든 종이조각을 이어 붙여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새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새들의 외양을 모사한 것을 넘어 표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한 형태와 세밀한 묘사로 새들을 재창조해 페이퍼아트로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다.

셀프포트레이트 사진가이자 비주얼아티스트인 플로라보르시 작가의 대표 연작 ‘animeyed’는 동물을 뜻하는 ‘animal’과 눈 ‘eye’의 합성어다. 하나의 화면에서 감상자는 자신이 주체가 되어 동물과 눈을 맞추거나 그와 반대로 동물이 주체가 되어 인간과 눈맞춤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보여준다. 작가는 동물의 시선으로 보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두 생명체 사이의 강한 유대감을 강조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창겸 작가는 전통 문양의 꽃과 동물 형상을 3D 애니메이션 영상, 오브젝트를 결합해 만다라 우주를 창조하며 인간과 멸종위기동물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치유의 미술을 선보인다.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만다라는 인간과 자연, 우주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우주의 상징이자 궁극적으로 생명의 상징인 정신적인 힘과 내면의 평화를 져다준다.

안윤모 작가는 캔버스 화면에서 마치 인간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부엉이들을 보여주며 인간과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공존애, 바이오필리아(Biophilia)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물들의 친근한 모습은 인간이 느끼는 일상의 행복을 자연과 공유하며 인간과 동물의 공존의 순간을 보여준다.

조세민 작가는 미디어아트, 설치,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상공간을 만들어 내 인간문명과 자연환경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가상공간 속 삵, 펭귄, 북극곰, 눈표범, 수달, 이베리아 스라소니 등 멸종위기동물로 변신한 관객은 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가상공간에서 관람객은 그들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금중기 작가의 입체 작품 속 동물들은 본래의 자연색과 다르게 표현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무표정하고 인위적이며 차가운 금속 재질과 강렬한 원색의 인공적인 형상을 보인다. 바로 이같은 인공적인 동물조각들은 인간 활동과 기술문명의 발전이 생태계의 다양성과 균형을 파괴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장덕진 작가는 한국의 멸종위기동물 수달을 도자기로 조각한다. 도자기로 빚어진 수달들에는 마치 인간과 같이 익살스러운 일상을 모습을 보이며 인간과 동물이 결국 동떨어진 존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전달한다. 마치 인간과 같은 일상적인 모습들은 야생동물의 멸종위기가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멸종위기 동물 그리기, 아티스트 토크(11월 2일)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진행된다. 이 행사를 통해 생태계 보전과 관련된 다양한 방안들을 배울 수 있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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