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특별기고>군산의 새만금 억지 주장, 그만 멈춰라

기사 작성: 백용규 - 2024년 02월 22일 15시20분

3년 전,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의 당진시, 아산시의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서 대법원은 평택시 손을 들어줬다.

대법 판결은 공유수면을 관할했다고 매립지를 관할하는 것이 아니라 매립지의 접근성과 연접성, 주민 편의성 등을 고려해 새로 정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유사 사례의 헌법재판소 판례 또한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모두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공유수면 매립지의 경우 기존 공유수면 경계의 효력이 제한된다고 판결하고 있다.

김제시와 부안군, 군산시가 사활을 걸고 맞서왔던 새만금방조제 관할권 분쟁 판결도 이와 같다.

새만금 2호 방조제가 김제시 행정구역으로 귀속된 대법 판결 이유 또한 접근성과 연접성, 주민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따라서 군산시가 주장하는 새만금 신항만의 공유수면 관리청으로 행정구역 귀속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최근 군산시의회가 새만금신항을 ‘군산새만금신항’으로 새 명칭을 사용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니 실소만 나온다.

채택된 결의안을 정부와 국회, 해양수산부, 전라북도에 전달했다니 부끄러움은 군산시민들과 도민들의 몫이 되었다.

서두에 언급한 평택․당진항의 애초 명칭은 아산항이었다. 이후 평택항으로 불리다가 지금의 평택․당진항으로 개칭되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결과에 따른 명명이다. 떼쓴다고 해서 개칭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군산시의회 모 의원이 군산시 지역신문에 기고한 내용 중에 “새만금 신항만은...현재 연육도 안 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항만개발계획상 연육계획이 없었던 항만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군산시민의 눈과 귀를 가려서는 안 된다. 새만금 2호 방조제와 새만금 신항만 사이에는 2개의 연육교가 계획되어 있으며 현재 건설 중이다.

다시 평택․당진항 사례를 보자. 대법원은 분쟁매립지가 당진시, 아산시와는 바다를 건너거나 연육교를 건설해야만 연결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평택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김제시가 관할권을 확보한 2호 방조제와 연접해 있다. 연육교도 2호 방조제와 연결돼 있다. 바다를 건너거나 군산과 연결되는 연육교를 새로 건설하지 않는 한 군산과는 인연이 없다.

대법과 헌재의 일관된 판결 취지는 접근성, 연접성, 주민 편의성에 있다. 내 집 앞 눈 쓸기나 내 집 앞 주차 또한 같은 이치다.

따라서 군산시의 새만금 신항만 관할권 주장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지난해 군산시의회 의장은 전북도청 앞 집회에서 “김제에게 단 한 평의 땅도 강도 바다도 약탈당할 수 없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약탈’의 사전적 정의는 폭력을 써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는 것을 이른다.

김제시와 김제시민을 약탈자 또는 약탈 집단처럼 매도하는 수준 이하의 폭언이다.

군산시민을 대표하는 의회 수장으로서 새만금 신항만 관할권을 군산시에 귀속시켜 보겠다는 노력은 가상타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이웃한 동료 시민을 향한 무차별적 폭언으로 얻어질 건 아무것도 없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말이다.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권은 김제시와 김제시민이 자신의 권리를 적극 주장하여 법의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군산시의회는 억지 주장으로 이웃한 동료 시민 간 애꿎은 갈등을 부추기는 허튼 공력을 멈추고 품위 있게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서기를 권한다.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6조(기본계획의 수립 등) ④항을 보자.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기본계획에 대한 사항을 새만금청장에게 제안할 수 있다. 이 경우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여야 하며, 새만금청장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려는 때에는 이를 반영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지난 2015년 새만금사업법을 개정하며 김제시와 부안군, 군산시가 갖고 있던 각종 개발행위 및 인허가권이 정부(새만금개발청)으로 전부 넘어갔다.

전북도와 새만금 3개 시군에 남겨진 권한이라곤 전북도가 정부에 제안한 내용을 도와 협의하는 게 고작이다. 반영 여부는 전적으로 정부 몫이다.

민주당 일색인 도내 정치권이 새만금 예산확보를 목적하여 개정한 법안이다.

군산시나 군산시의회의 아무말 대잔치가 그저 공허할 따름이다.

/이길선 (사)에너지와 여성 김제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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