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는 제도개선 절실

열악한 지방 재정 확충에 도움돼
거주지 기부 제한도 역차별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3년 02월 27일 07시57분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된 지 2개월이 다 돼간다. 1월말 기준 고향기부제 온라인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에는 6,241개 답례 품목이 올라왔다고 한다. 일본의 고향납세 최대 플랫폼 ‘후루사토초이스’에 52만개가 넘는 품목이 올라온 것과 대조적이다. 고향기부제는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최근 들어 여러 유명인과 정치인이 고향기부제에 참여하고 있지만 결국 대중의 참여가 중요하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1인당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본인 주소지 외 고향 또는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제 혜택을 주고, 지자체는 기부 금액 30% 내에서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줄 수 있는 제도다. 전북 14개 시·군에서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12억원 가량이다. 김제·익산·임실·고창 등 일부 지역은 1억원을 넘겼다. 기부자 입장에선 고향발전을 도우며 답례품까지 받아 손해가 없고, 지자체는 열악한 지방 재정 확충에 도움이 된다. 답례품 가격대는 대부분 3만 원 정도로, 쌀을 비롯한 지역 특산품과 체험권, 숙박 할인권 등이 인기가 많다.

하지만 향우회나 동문회 등 출향인에 대한 기부 권유나 독려, 직접 홍보를 할 수 없는 법적 한계가 있다. 인구소멸지역이 많은 전북의 특성상 거주지에 대한 기부 제한도 역차별적인 요소다. 세액 공제 한도와 연간 5백만 원까지 상한액을 정해놓은 것도 개선 과제로 지적된다.

고향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우선, 기부금의 전액 공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적극적인 기부금 유치 홍보에 대한 규제 완화가 수반돼야 한다. 셋째, 기부 환경의 개선이다. 넷째,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민간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 아직 답례품을 정하지 못했거나 현실성 없는 품목으로 빈축을 사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너무 적은 기부금’ 때문에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홍보와 기부금활용 계획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향납세를 벤치마킹해 도입한 우리나라의 고향기부제는 도입 부작용을 우려해 일본 초기 모델보다 규제가 많은 채로 시작했다. 많은 규제를 안고 시작한 고향기부제가 순탄하게 정착한 가운데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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