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전북신문이 만난사람) 김시형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발명 DNA로 미래 혁신을 이끌다"

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12월 21일 15시31분

대한민국 지식재산(IP)의 산실인 한국발명진흥회의 행정사무를 책임질 새로운 수장이 지난해 11월 5일 취임했다. 특허청(현 지식재산처)에서 대변인, 수석심판장, 차장 등을 거치며 지식재산 분야에서 30여 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김시형 신임 상근부회장이다. 특히, 그는 발명을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사업화와 혁신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여기며, 발명을 기반으로 성공한 발명경영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시형 상근부회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는 한국발명진흥회의 미래 비전과 함께 발명가의 역할, 그리고 전북의 관심 분야인 피지컬 AI 시대를 포함한 새 시대에 있어서 발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부회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특허청(현 지식재산처)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서 새롭게 그리시는 비전은 무엇입니까?

-“감사합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1973년 설립된 이래로 발명을 장려하고 특허의 사업화에 힘쓰는 등 지식재산 전문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혁신 경제를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제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한국발명진흥회는 ‘발명이 만드는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지식재산으로 혁신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기관’이 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저는 3가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기관의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첫째는 지식재산 시장의 활성화입니다. 발명이 지식재산으로 신속히 권리화 되고, 지식재산에 기반한 사업을 장려하며, 지식재산에 대한 공신력 있는 평가와 함께 IP 금융, 즉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한 담보, 대출 및 투자를 통해 지식재산의 가치가 시장에서 정당하게 인정받고 거래되도록 하는 등 지식재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미래 혁신 인재 육성입니다. 발명 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도록 하고 이들을 지식재산화해 기업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력적인 기반을 다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맞는 발명 지원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발명가들이 첨단 기술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미래에도 혁신 주체로서 활동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 지역의 핵심 관심 분야인 ‘피지컬 AI’와 같은 신기술 변화 속에서 ‘발명’의 의미와 발명가의 역할을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과거의 발명이 개개인의 노력과 우연한 발견에 의존했다면, 미래의 발명은 데이터와 기술의 융합, 그리고 협업을 통해 이뤄집니다. 그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특허를 창출하는 발명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발명가는 ‘문제 정의 전문가’, ‘데이터 기획자’, ‘융합 및 윤리 코디네이터’, 등 세 가지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첫째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입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나 산업 현장의 난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AI에게 해결 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입니다. 둘째 AI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 가공, 관리하고, 이 데이터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발명에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셋째 AI 기술과 기존 산업 기술을 융합하고, AI 발명이 사회에 미치는 윤리적, 법적 영향을 미리 고려해 지속 가능한 혁신을 설계하는 역할입니다. 특히 피지컬 AI처럼 물리적 세계와 연결되는 기술은 안전과 윤리적 측면을 더욱 철저히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피지컬 AI(Physical AI)’는 AI가 로봇,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환경에서 실제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기술로, 제조업, 농업, 헬스케어 등 전북의 주력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한국발명진흥회는 AI 기반의 특허 분석·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피지컬 AI, 탄소 중립, 바이오 헬스 등 미래 신산업 분야의 지식재산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융합적인 사고와 지식재산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전북 지역 기업들이 피지컬 AI 분야의 특허를 선점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전북지식재산센터를 통한 맞춤형 특허 전략 컨설팅을 강화하여, 전북이 이 미래 혁신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부회장께서는 특히 ‘발명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발명가란 어떤 사람이며, 왜 이들이 우리 경제에 중요한가요?

-“저는 발명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이 낮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잘못 인식되어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발명가의 중요성은 1948년 제헌 헌법에서 부터 강조되어 오고 있는데, 발명가란 ‘어떤 문제에 직면하여 산업적 이용이 가능한 새로운 물건 또는 방법을 만들면서 기술적 해결책과 창의적 기여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발명가들이 자신의 발명 아이디어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을 경영해 나간다면 이들이 바로 우리 경제의 혁신 성장을 이끄는 핵심 인재들이 될 것입니다. 발명경영인들은 일반 경영인과 달리, 기술의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혁신적인 발명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하게 투자하여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해외의 사례뿐 아니라 국내에도 수많은 발명경영인들이 각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해 왔습니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다른 발명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한국발명진흥회에서는 발명가 및 발명경영인을 육성하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발명과 발명가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널리 알려야 하는데, 한국발명진흥회는 초등학생 부터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 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발명과 지식재산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는 발명 필요성, 발명방법 등을 강조하고 대학, 일반과정에서는 발명의 결과물인 지식재산을 활용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발명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전 주기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권리화하도록 지원합니다.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캠퍼스 특허 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발명 경진대회, 창업기업의 지식재산 획득을 지원하는 IP 디딤돌 사업 등을 통해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특허 출원을 돕습니다. 두번째로는 지식재산의 사업화 및 금융 지원입니다. 지식재산 중심의 사업 운영을 돕는 IP 디딤돌 사업, 글로벌 IP스타기업 지원사업, 특허로 제품혁신 지원사업 등의 운영과 함께, 발명된 기술의 가치평가를 지원하고, 그 평가를 기반으로 한 IP 금융(담보, 대출, 투자 유치 등) 연계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판로 개척 지원입니다. 우수발명품에 대한 우선구매 추천 및 혁신제품 지정을 통해 공공 조달시장으로의 진출을 돕고, 서울국제발명전시회 등 주요한 국제발명품전시회, 해외기업과의 지식재산 거래 지원 등의 활동을 통해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지식재산 경영 역량 강화입니다. 지식재산 관련 전문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발명가들이 경영 마인드와 실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26개의 지역지식재산센터를 중심으로 그 지역 기업에 꼭 맞는 맞춤형 지식재산 지원사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지식재산처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지식재산처가 지식재산 정책과 제도를 관장한다면, 한국발명진흥회는 그 제도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명 진흥, 아이디어의 권리화 그리고 지식재산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실행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기관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특허 빅데이터 기반의 특허기술 사업화 지원, 지역지식재산센터 운영을 통한 기업의 글로벌 성장 지원 등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고 정책의 효과를 현장에서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발명의 꿈을 꾸는 전북의 젊은이들과 예비 발명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전북은 예로부터 안정적인 경제 환경과 활발한 문화 교류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인재가 많았고, 전통산업부터 신산업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잠재력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발명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일상의 불편함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은 호기심과 개선의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특히 젊은 세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혁신적인 발명이 탄생하며, 그 발명이 바로 여러분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발명하세요, 그리고 그 발명으로 성공하는 발명경영인이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시형 상근부회장은 1995년 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특허청(현 지식재산처) 대변인, 수석심판장,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 차장 등을 역임하며 지식재산(IP) 행정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2024년 11월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발명문화 확산과 지식재산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부산대학교 법학 학사, 충남대학교 특허법무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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