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농축산물 할인, 대기업만 배불렸다"

-전체 지원금 52% 대형마트, 소상공인 중소마트는 미미
-애써 키운 농업인재들도 줄줄이 엔터사 등 타업종 취업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0월 22일 16시36분

△국회 농식품위 윤준병(왼쪽), 이원택 의원.

막대한 혈세가 투자된 농축산물 할인행사 지원금은 소상공인보다 대형마트가 더 많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애써 키운 농업인재들 또한 줄줄이 농업과 무관한 기업에 취업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이 22일 내놓은 농림축산식품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부실한 농업정책사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농식품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고물가시대를 맞아 소비자들 장바구니 부담을 줄여주고 지역상권 또한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지난 2020년부터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20% 안팎의 할인 혜택을 지원해왔다. 그 지원금은 올 9월 말까지 무려 5,272억 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52%(2,717억원)는 대형마트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 반대로 전통시장 몫은 20%(1,065억원), 중소마트는 19%(1,012억원)에 불과했다. 즉, 대기업 배만 불려진 꼴이다.

윤준병 의원은 “고물가로 고통받는 소비자를 돕겠다며 만든 농축산물 할인 지원사업이 대형 유통업체 배만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이런 문제는 주무부처와 관련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력 질타했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농가와 소비자, 소상공인들에 대한 직접 지원, 부당편취 적발 업체에 대한 사업참여 자격 박탈 등 정책을 보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농촌진흥청의 글로벌 농업인재 양성사업 또한 부실 정책 중 하나로 지목됐다.

최근 6년간(2020~24년) 취업에 성공한 문제의 농업인재 양성사업 참여자 총 292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41%(119명)는 농식품산업과 관련성이 없는 사업장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엔터테인먼트사에 취업한 사례도 나왔다. 게다가 동기간 그 비율은 32%에서 49%로 치솟았다. 사업 참여자 선발 과정과 사후관리가 적절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원택 의원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정책 실패를 ‘융복합(농업과 비농업 연계) 인재’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라며 “참여자 선발부터 취업 연계까지 사업 전반을 재설계하는 특단의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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