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 고속도로 = 에너지 수탈길"

-수도권 개발용 전력 빼가기는 지역소멸 부채질 -지방에 송전탑 대신 반도체-데이터센터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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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과 송전탑건설백지화 전북대책위원회 주최로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가전력망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기관단체 대표자와 전문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정성학 기자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은 이른바 ‘에너지 수탈길’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지방에 산업체 대신 만리장성에 가까운 송전탑만 세워 수도권 개발용 전기를 쓸어가는 식의 국가전력망 구축계획은 균형발전은커녕 지역소멸만 부추길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안호영(완주진안무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과 송전탑건설백지화 전북대책위원회는 8일 전북도의회에서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열어 이 같은 국가전력망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집중 모색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오창환 전북대 명예교수 등 주제 발제자들은 하나같이 국가전력망 정책의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기도 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뒷받침할 경부고속도로 10배(3,855㎞)에 달하는 송전선로 신설, 설계수명(40년)을 다한 한빛원자력발전소 1·2호기 수명 연장 등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일련의 논란을 문제삼았다.

그 대안으론 지산지소형 전력망 구축을 제안했다. 앞으로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등 전력 소모가 큰 산업체는 수도권이 아닌 그 생산지에 직접 세우도록 국가정책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과 SK 등이 경기 남부권에 투자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이 가운데 미착공 상태인 용인 2단계 사업 전북이전 가능성도 제시했다. 전북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 중 하나라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달성도 가능한 적지란 얘기다.

이경우 사회적 갈등 대신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수도권 과밀화 해소에도 도움될 것이란 기대다.

조경희 전북대책위 공동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굳이 전기도 부족한 수도권에 반도체 산단을 만들겠다며 농촌을 파괴하고, 농민에게 고통과 피해를 주는 송전선로를 구축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잘못된 정책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안호영 의원 또한 “송전탑 갈등은 더이상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력 정책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자, 국가 에너지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신호와 같다”며 “전북이 그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목소릴 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은 이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은 단순히 장거리 송전망 건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지산지소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역간 융통선로 구축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인 만큼, 지역과 충분히 소통하고, 지역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의 해법을 찾아가겠다”며 협조를 구했다.

한편, 정부는 거센 지역사회 반발을 무릅쓴 채 지난 10월 1일 국가기간전력망확충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사업안을 확정했다. 야권은 이를 ‘반 균형발전’ 정책으로 규정한 채 반발하고 나섰다.

기본소득당 김철호, 녹색당 김상윤, 사회민주당 박형규, 정의당 오현숙, 조국혁신당 정도상, 진보당 전권희 등 야6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지난달 20일 합동 기자회견에서 “물도, 전기도 없는 수도권만 계속 개발하려고 지방을 한없이 희생양 삼는 수도권 중심 개발정책은 이제 폐기해야할 구시대 산물”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의 결단을 강력 촉구했다.

그 경유지에 사는 전북과 충남 주민 1,700여명 또한 문제의 사업안 백지화를 요구하는 법정다툼을 제기했다. 부동산 가치 하락, 유해 전자파 노출, 경관 훼손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반발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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