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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나는 옳고, 당신은 틀리고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4월 22일 14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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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기민당 당수이자 최연소 그리고 최장수(16년)의 기록을 남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검소하고 뛰어난 여성 정치인이었으며, 소문난 효녀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큰딸이 한 국가를 이끌어가는 총리였으나, 언제나 겸손과 정성을 다하는 정치인이 되라고 가르쳤던 메르켈의 어머니인 헤르린드 카스너(1928~2019)는 중도 진보당인 사민당의 당원이었으며, 평소의 소신대로 예전과 다르지 않게 생활했다고 한다.

독일국민들의 검소한 생활 그대를 실천했던 그는 총리직을 수행하는 딸과 정치적인 이념은 달리했지만, 모녀 관계는 친구처럼 다정했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직무를 마친 퇴근 후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남편과 함께 슈퍼마켓에서 저녁상을 마련하기 위해 반찬거리를 고르는 소박하고 자상한 정치인 상을 보여줬던 모습을 우리는 티비에서 부러운 눈으로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정치인의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안타깝게도 희망 사항에 그치고 있다.

유난히도 시끄러웠던 지난해 12월 3일 이후, 4개여 월 동안 대한민국 국민이 모인 자리마다 탄핵 여부가 화제였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누구나 한마디씩은 메마른 혀로 내뱉었다. 매사가 소태를 씹은 것처럼 쓰디썼으리라.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곤두박질쳐버린 경제로 인해 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은 힘든 생활 그대로다. 이게 2025년 벽두(劈頭)의 현실이다. 자국의 이득을 위한 미국의 통치자 트럼프는 독특한 고집으로 우리나라의 목줄을 시시각각 조여오는 마당에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꼬인 실타래가 그나마 순조롭게 풀렸기에 천만다행이다.

5년 전, 2020년을 네 글자의 성어로 간결하게 표현한 사자성어(四字成語)인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를 우리나라 교수들이 선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미국 뉴욕 타임스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요약해서 설명한 용어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뜻의 ’내로남불‘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 숙어의 뜻을 설명해보면 ’나는 해도 괜찮지만, 당신들이 하면 안 된다.‘는 이기주의에서 발상한 이중잣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극히 모순적인 가치체계가 서로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는 데서 ’이중개념‘이 시작 된다. 확실한 이중개념을 가진 사람은 끝까지 자신을 위선자로 생각하지 않는 ’내로남불‘의 사고(思考)를 고수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믿는 가치의 기준이 외부의 현실과 부딪히면 당연히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그럴듯한 구실을 찾아 회피하려고 하는데, 그럴싸한 방법이 바로 자기 합리화다.

우리는 경험이나 합리성을 통해서 사물이나 상황을 인식해간다. 예를 들어 드넓은 동해의 바다를 감상하는 방법이 각자가 다를 것이다. 누구는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아 이곳에 오기를 너무 잘했다고 만족해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학창시절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던 길에서, 극심한 멀미로 여행을 망쳐버렸던 기억이 떠오르다 보면, 푸른 바다가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마다 사연과 감정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원래 인간은 자기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판단해서 표현한다. 모든 상황을 자기 틀에 맞추다 보면 주위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 즉 ‘내 생각은 맞고, 당신 생각은 틀렸다.’라고 하는 사람과는 매사가 통하지 않기에 그는 점점 외롭게 야위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의 자만심은 분별없이 자신을 너무 높이 평가할 때, 생기는 독소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부귀와 명성과 쾌락을 분별없이 좇다가 인생을 망친 후에야 잘못을 깨닫고 후회를 한다.

훌륭한 업적을 남겼거나,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부모의 가르침과 사랑을 널리 베푸는 가정교육이 바탕에 깔려있다. 이러한 삶의 궤적(軌跡)은 후천적인 교육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김형중(前 원광보건대 교수.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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