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尹 탄핵심판-초대형 산불에 봄축제 어떡하나

-4월 첫주말 정읍 고창 등 곳곳서 봄마중 축제 일제히 개막
-어수선한 시국에 지자체마다 고심 끝에 전격 취소나 축소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4월 01일 15시28분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초대형 산불까지 겹친 어수선한 시국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지역경제가 다 죽게 생겼다며 아우성인 소상공인도 챙겨야 하는데 정말 난감합니다.”

4월 첫 주말 도내 곳곳에서 봄마중 축제가 예정된 가운데 지자체마다 이 같은 문제로 행사를 전격 취소하거나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난감한 표정이다.

특히, 개막식이 집중된 4일의 경우 공교롭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로 잡히면서 머릴 싸맸다. 그 결과에 따르선 누군가는 ‘축제의 장’이 될수도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초상집’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1일 ‘제3회 완주 모악산 웰니스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건강, 행복, 치유를 주제로 한 웰니스축제는 당초 5일과 6일 이틀간 모악산 자락인 도립미술관 일원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산불 우려 등에 백지화를 결심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축제를 기대한 분들께 송구스럽지만 무주, 고창, 정읍 등지에서도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향후 더 나은 환경에서 다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정읍시 또한 ‘2025 정읍 벚꽃축제’를 놓고 주요 프로그램을 축소 조정했다.

앞서 시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정읍천변 일원에서 축제를 치르겠다며 상춘객들을 초청했다. 올해는 낭만을 주제로 재즈 공연무대와 꽃차 명상체험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놀거리를 준비했다.

그러나 축제 열기는 최대한 자제한 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급선회 했다. 계획대로 본행사는 개최하되 농악단 길놀이나 불꽃쇼 등과 같은 이벤트는 취소하고 홍보용 애드벌룬도 띄우지 않기로 했다.

주요 공연무대 또한 본행사에 앞서 산불 피해자를 애도하고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고민이 많았지만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이미 분양한 푸드코트 문제 등을 고려하면 축제 자체를 전면 취소하기는 곤란하다고 판단됐다”며 “축제는 당초 계획대로 개최하되 어수선한 시국을 고려해 현장 분위기는 최대한 차분하게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창군 또한 마찬가지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정읍시와 같은 날인 4~6일 석정온천 관광지 일원에서 ‘제3회 고창 벚꽃축제’를 치를 고창군은 지역대표 봄맞이 관광상품으로 키우겠다며 인기 가수까지 대거 초청한 채 개막 준비에 공들여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련의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계엄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지역경제는 한층 더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가라앉은 지역사회 분위기도 되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왔는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여러 상황에 당황스럽다”며 “벚꽃축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2일께 최종 결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3월말 ‘제22회 옥천골 벚꽃축제’를 치른 순창군 또한 행사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 조정하기도 했다.

옥천골 벚꽃축제는 전북지역 봄축제의 서막을 올리는 상징적인 행사였지만, 계엄사태에 이은 초대형 산불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직격탄 맞았다.

전북자치도 또한 무려 40개 안팎에 달하는 도내 봄축제를 집중 홍보하려다 취소하는 등 크고 작은 해프닝도 꼬리 물었다.

도는 지난달 31일 이 같은 홍보자료를 전북과 국내 주요 언론사에 배포했다 약 30분 만에 ‘없었던 일’로 해달라며 다시 거둬들였다. 어지러운 시국 속에 자칫 역풍을 우려한 까닭이다.

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자료의 내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밖에 현재 4월중 예정된 도내 주요 봄축제만도 모두 14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오는 4일 일제히 개막할 예정이다. 그만큼 지자체들의 속앓이 또한 깊어지는 분위기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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