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달그락달그락] 독립출판은 사회에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

출판사 프로파간다 김광철 대표를 만나다

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단 - 2025년 02월 12일 14시22분

청소년기자단은 지난 8일 군산시 그래픽숍에서 군산책문화발전소 대표이자 군산의 출판사 프로파간다 김광철 대표를 만나 독립출판과 지역 문화예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파간다는 ‘연필 깎기의 정석‘ 등의 단행본, 디자인 전문 잡지 ’GRAPIC 그래픽‘을 발행하는 독립출판사이다.

독립출판이란 기존의 출판사와 유통망을 활용하지 않고, 개인이 출판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책을 세상에 내는 것을 의미한다. 독립출판의 특징은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출판 방식으로 상업적인 목적과 독립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책임감보다는 창의성과 혁신적 관계망을 중요시한다.

김광철 대표는 2007년 프로파간다 출판사를 설립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서브 컬쳐 및 대중문화, 건출 분야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시도되지 않은 내용과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출판사 조직을 구성하고 과정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200년에는 영화 주간지 ‘필름 2.0’의 편집국장, 2015년에는 전주국제영화제 아트디렉터와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책방 ‘그래픽숍’과 군산책문화발전소 대표이다.

김광철 대표는 인터뷰에서 ‘출판이란 단순히 책을 내는 게 아니고 우리 사회를 향해 발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립출판은 발언권의 민주적인 확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광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프로파간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 출판사 프로파간다 편집자이자 대표인 김광철 입니다. 프로파간다는 2007년에 생긴 출판사예요. 저희는 서브 컬처 및 대중문화, 디자인, 건축 분야 등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시도되지 않는 내용과 주제에 초점을 맞추며 모종의 새로움을 출간하고 있는 독립 출판사입니다.

▲ 기존의 출판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출판의 형식이나 내용에서 가장 혁신적이었던 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독립 출판은 기성 출판이 안 하는 방식으로 기성 출판이 하기 힘든 형식들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첫 번째로 ‘GRAPHIC’ 잡지를 만들면서 시작했어요. 이 잡지는 한 호에 하나의 주제만을 다루는 디자인 잡지에요. ‘잡지‘ 하면 생각하는 잡스러워야 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잡지가 꽤 많지만 2007년 ‘GRAPHIC>’을 만들 때는 아주 실험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저희에게 ’원 이슈, 원 테마‘ 방침은 단순히 기술적인 편집 테크닉이 아니라 독자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바탕이 됐습니다.

두 번째로 이라는 책이에요. 번역서이긴 한데, 상업적인 의미로 우리 출판사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책이에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당시에는 이런 류의 책이 없었다는 거예요. 출판 편집이라는 차원에서 기존에는 이런 종류의 미시적인 관심사는 책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을 시절이었습니다. 막상 출간하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줬고, 결과적으로 이런 종류의 출판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 기획의 엄숙주의와 경직성을 살짝 우회한 책이고, 이후 프로파간다의 출판 방향에도 큰 영향을 준 책입니다.

▲ 프로파간다라는 이름의 유래가 있나요?

□ 프로파간다라고 하면 ‘선전’, ‘선동’ 이런 뜻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선 부정적인 어감으로 통용되는데, 저는 차라리 이런 이름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서 언론이라고 하면, 모두 다 정론을 한다고 얘기하지만 그들만의 정론일 뿐이죠. 그럴 바에는 자기 나름의 신념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선전’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허울뿐인 ‘정론’보다 투명한 ‘선동’이 낫다고 봅니다.

▲ 군산에서 활동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결국엔 저의 출판 방식이 저를 지방으로 내려오게 만든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너무 쳇바퀴 도는 삶의 반복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혁신적이란 게 뭘까? 결론은 지방에서 활동하는 것이었습니다. 탈중심, 독립 출판의 정체성을 변방에서 전개하고 싶었습니다. 군산은 후보 도사 중 하나였고, 사실은 아무데나 상관없었습니다. 군산을 택한 것은 그저 우연이었지만, 제가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가에 따라 사후적으로 군산에 온 이유가 생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독립출판이 단순히 책을 내는 행위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독립출판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 한국 사회에서 독립 출판의 의의는 큽니다. 특히 한국처럼 경직된 사회에서는요. 이런 문화가 결국은 출판, 영화 이런 곳에 다 드러나요. 무지 많은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다양하지 않습니다.

독립 출판의 장점은 우리를 옥죄고 있는 상업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서 출판의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거예요. 그저는 출판사 단위에서 독립 출판을 하는 거지만 개인 단위나 모임 단위에서 독립 출판은 정말 많이 있어야 돼요. 출판이란 단순히 책을 내는 게 아니고 우리 사회를 향해 발언을 하는 거잖아요. 상업 출판만 있다면 그 발언권이 너무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독립출판은 발언권의 민주적인 확산이기도 합니다.

▲ 군산에 오면서 정한 목표와 진행된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 처음에 군산에 올 때부터 저는 두 가지 목표를 정했어요. 하나는 지역 기반의 출판을 하는것, 다른 하나는 지역기반의 활동을 하는 거예요. 제가 군산에 와서 처음 출간했던 책은 예요. 제가 살고 있는 구도심의 간판들을 수집해서 정리하고 설명을 담아 완성한 지도예요. 군산 구도심의 경제와 역사가 바탕이 되는 자영업에 관한 지역 연구라고 볼 수 있는데, 저에게는 상징적인 활동이었어요. 두 번째는 지역 기반의 활동인데, 서점 겸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오픈하는 것이었습니다. 2023년 가을 ‘그래픽 숍’을 열었어요. 또 작년의 군산북페어도 같은 맥락에서 제가 참여한 활동이에요. 굉장히 성공했던 행사여서 올해도 여름 중으로 개최될 예정이에요. 지금 준비 중에 있습니다.

▲ 작년 군산북페어가 큰 호응을 얻었는데, 군산 책문화발전소 대표로서 북페어 준비 과정과 의의에 대해 알려주세요.

□ 군산북페어는 우리나라 북페어들의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준비한 행사입니다. 동시대 북페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 북페어이고, 구체적으로는 책을 사고 파는 것뿐만 아니라 출판 담론과 전시 같은 것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군산북페어는 아트북페어나 독립출판 북페어가 아니고, 기성출판과 독립출판을 아우르는 행사인데, 이런 점에 강점이 되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출판 바운더리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와 영감을 교환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책은 친구를 만든다’라는 네트워킹 모임도 진행했습니다. 올해 열릴 북페어에서도 이런 관점에 초점을 맞춰 개최할 것입니다.

▲ 출판 관련 직종을 꿈꾸는 청소년들이나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 출판으로 먹고 살 수만 있으면 최고의 직업일 거예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출판사에 다니면서 일하는 것과 작가로 성공하는 게 있죠. 그리고 출판사를 차리는 방법도 있는데 출판사가 성공하는 거는 정말 쉽지 않아요. 특히 젊은이들은 일단 출판 업계에 들어가서 경험하는 게 제일 좋을 거예요. 어쨌든 공통적으로 책에 대한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좀 많이 정리하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책을 폭식하듯이 많이 읽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어요.

지역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가 맞다고 정해 놓은 길,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정해둔 사고방식들에 대해 ‘정말 그럴까?’ 라는 생각의 여지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회가 정해주는 정답이나 또래 문화에서 가해지는 압력에서 조금 벋어나, 자신만의 시각을 키워 가면 좋겠어요. 정답은 사실 어디에도 없고, 우리 인생 자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요.

/정예인, 조정은, 박연우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정예인: 독립출판은 그저 개인이 자신의 의지대로 출판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취재와 인터뷰를 해 보고 독립출판은 사회에 발언을 하는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놀라웠다. 출판은 민주적인 확산을 일으키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고정된 문화나 편견에 저항하며 독립출판, 로컬 출판을 꾸준히 하는 프로파간다의 ‘모종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향성도 독특하고 신기하게 다가왔다.

조정은: 독립출판은 일반출판과 다르게 상업적, 생존적 압력에 자유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김광철 대표님의 출판관습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출판을 했다는 것, 자신만의 출판방식을 위해 지방으로 오셨다는것이 멋있어 보인다.

박연우: 평소 자주 접할 기회가 없던 독립출판에 관하여 취재를 해보았다. 독립출판과 일반출판의 차이점은 상업적인 목적에서 보다 자유롭다는 점과 자신들만의 출판 방식이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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