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오늘 '새만금-대광법' 국정감사

-국회 국토위 14일 전북도 국감, 주요 SOC 쟁점화
-여론 환기에 도움될지, 긁어 부스럼 만들지 주목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0월 13일 15시11분

오늘(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전북자치도를 찾아 국정감사를 벌이기로 해 주목된다.

세계 잼버리 파행 사태에 불똥맞아 착공까지 미뤄져버린 새만금 신공항과 철도망 건설 문제, 전주권만 차별한다며 위헌 소송으로까지 확대된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관리법 개정 문제, 여야 공통 대선공약이란 이름을 무색케 장기 표류중인 동서횡단 고속도로와 철도망 구축 문제 등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사업을 둘러싼 현안들이 쟁점화될 조짐이다.

국감은 14일 오전 10시부터 도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후에는 새만금 현장방문 일정도 잡혔다.

감사반은 국민의힘 권영진(대구 달서병) 감사2반장을 중심으로 같은당 김정재(경북 포항북구)와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이춘석(익산갑)과 정준호(광주 북구갑), 조국혁신당 황운하(비례) 등 여야 의원 15명으로 꾸려졌다.

특히, 이번 국감은 소관 상임위(행정안전위)가 아닌 국토교통위가 지방자치단체를 감사하겠다고 나선 이례적인 사례다. 그만큼 국토교통분야 쟁점사항이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여야 감사위원들이 전북자치도에 요구한 감사자료만도 약 300건에 달했다.

최대 화두는 새만금 개발사업, 이중에서도 잼버리 파동에 직격탄 맞은 트라이포트(공항·철도·항만) 구축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세계 잼버리 파행 직후 새만금 SOC 사업비 무더기 삭감과 그 타당성 재검증을 선언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지역사회는 이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채 범도민 궐기대회와 삭발투쟁 등을 통해 강력 반발해왔다.

결과적으로 논란의 SOC 사업은 올 8월 재검증 용역 또한 최정 적합 판정이 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삭감된 사업비는 전액 사장됐고 사업기간도 그만큼 늦어져버렸다.

전북자치도의회는 이를 문제삼아 지난달 임시회에서 대국민 사과와 피해보상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대정부 결의안을 통해 “불필요한 적정성 검토 용역을 실시함으로써 새만금 건설사업 전체를 부정하고 새만금 및 전북자치도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힌 것에 대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그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번 국감 또한 그 책임소재를 놓고 여야간 날선 공방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역사회 이목이 집중된 현안 법안 중 하나인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관리에 관한 특별법, 즉 대광법 개정 논란 또한 마찬가지로 국감에서 쟁점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문제의 대광법을 근거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를 둔 수도권,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만 광역전철을 비롯해 광역버스와 광역도로 등 막대한 광역교통망 구축사업비를 지원해했다. 반대로 대도시가 없는 전북이나 강원 등은 단 한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곧 수립될 제5차(2026~30년)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 또한 그림의 떡이 될 처지다.

지역 정관가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그 개정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22대 국회 또한 지난 5월말 개원하자마자 국민의힘 조배숙(비례),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주갑), 이춘석(익산갑), 이성윤(전주을) 등 전북출신 의원들이 잇달아 문제의 대광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채 여야와 정부부처 설득에 공들이고 있다.

개정안은 대체로 전주시나 춘천시 등처럼 인구는 100만에 미치지 못하지만 도청 소재지일 경우 대도시에 준해 광역교통망 구축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이성윤 의원은 지난 7월 문제의 대광법은 지역차별을 조장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며 헌법소원까지 청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의원은 “사실상 전북만 광역교통망 구축사업에서 제외되는 왕따와 차별을 받게 만드는 대광법은 헌법 제11조와 제122조에 규정된 국민의 평등권과 국토의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며 그 개정 필요성을 설파했다.

별다른 진척사항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업, 동서 교류를 촉진할 영호남 상생사업 등도 국감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서횡단 고속도로(새만금~전주~대구~포항) 건설사업 중 20여년째 표류중인 전주~대구간 신설사업이 대표적이다. 문제의 사업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단골로 등장한 대선공약이자 균형발전을 촉진할 사업이란 대의명분을 무색케 낮은 경제성에 발목잡혀 착공조차 못한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중순 정읍에서 가진 전북지역 민생토론회에서 과거 검사시절 힘들게 전주까지 출장갔던 일화를 소개한 채 “전주에서 경남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는 있는데, 전주에서 경북으로 가는데는 문제가 있다”면서 거듭 신속한 건설을 국토교통부에 지시해 눈길 끌었다.

아울러 전주~김천간 영호남 내륙선 철도 건설사업, 익산~여수간 전라선 전구간 고속철도 신설사업 등 지지부진한 영호남 상생사업도 관심사로 떠오를 조짐이다.

전북, 광주, 부산, 경북 등 영호남 8개 시·도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상생협력 회의를 갖고 이 같은 사업이 포함된 협력과제 16건을 채택해 주목받기도 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영호남의 화합과 상생은 단순한 지역간 협력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며 “수도권 집중화 속에 지방소멸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영호남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감을 앞둔 지역 정관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국감을 잘 활용한다면 여론 환기와 더불어 현안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잘 못된다면 여야간 책임공방 속에 긁어 부스럼만 만드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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