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선거법-선거구제, 전문기구에서 정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16일 15시02분

22대 총선이 불과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법과 선거구 같은 이른바 ‘게임의 룰’이 오리무중이다.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아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무려 47석에 달하는 비례대표 의석은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도 안갯속이다. 이런 ‘깜깜이 선거’는 출마 의지를 가진 후보자뿐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것은 입지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이른바 획정 안을 마련했지만 여야 간 이해와 농어촌지역의 지역 대표성 결여라는 중대한 문제로 답보상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1년 전’에 선거제와 선거구를 확정해야 하지만 국회는 하대명년이다. 특히 선거구획정의 경우 현역 의원들에게는 손해될 일이 없어 의도적으로 획정을 늦추고 있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이른바 현역 의원들의 이권 카르텔이고 심각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정치신인들이 선거구와 제도를 모른 채 불공평한 운동장에서 뛴다면 현역 프리미엄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일이다.

비례대표 의석 배분도 현행 준연동형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제3당의 국회 진입을 쉽게 한다는 취지로 지난 21 총선 때 도입됐지만, 제도 허점으로 인해 ‘위성정당’ 꼼수를 탄생시켰다. 민주당은 이 선거제 개편을 외쳐왔지만, 되레 준연동형에 기운 상태다.

국민적 분노를 샀던 꼼수 위성정당도 내놓고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돼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을 침해하는 일이다. 국민참정권을 침해하는 일과 다름없다.

선거제 개편을 현역 의원들에게 맡기지 말자는 여론이 높은 이유다. 이 기회에 선거제 개편은 현역 의원을 제외한 전문가들이 기구를 만들어 공개 논의하고 확정하자는 게 여론이다. 심각하게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꼼수와 직무유기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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