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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전북특별자치도 여기까지 가야 한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16일 14시52분

내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면서도 도민들이 그 의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마치 4월 총선에 맞춘 정치 이벤트처럼 정치권만 요란하다. ‘특별’과 ‘자치’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이 무슨 내용인지 설명하는 기사는 없다. 도민들은 어느 곳에서, 어떤 특별대우를 받으며, 타 자치단체와 비교해 스스로 무엇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대한민국을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의 3단계 단일 행정체계로 나누고 있는 현행 헌법에서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이 주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상상해 보자.

여당인 국민의 힘이 뜬금없이 경기도에 속한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자고 주장하며 내놓았던 메트로 서울 정책과 같이, 수도권 위주의 정책 나아가 강남 위주의 정책이 중앙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이를 견제해야 할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전북지역 국회의원은 한 명 줄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4년에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의 인구편차의 기준이 인구비례 2대1을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표자는 사람의 대표이지, 나무나 땅의 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매년 일만 명씩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인구편차의 기준마저 4:1에서 3:1, 다시 2:1로 강화되고 있어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도지사는 자치권을 강화하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는 국장급 이상의 공무원을 정무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산업, 시장이 명멸하는 시대에 규정과 감사를 의식하며 평생 업무처리를 해온 직업공무원이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중앙정부의 방향과 다르게 창의적으로 펼칠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연임으로 제한하거나 직업공무원으로 임명하되 군의원들의 견제와 감시를 받는 것이 옳다. 인구 수만 명의 군에서 직접 선출된 군수가 인사, 재정, 인허가권을 모두 가지고 공무원들의 인사 교류도 없이 12년을 집권하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여 참여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구 수천 명에 직원 10여 명이 근무하는 면사무소(행정복지센터) 신축 예산을 보면 안타깝다. 주민들의 수요는 생각하지 않고 대회의실 등 보여주기식 공간이 너무 많다. 면 지역은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주민들의 복지 수요가 제일 집중되는 곳이다. 따라서 면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 보건지소, 소방지소, 파출소(치안센터) 등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

미국처럼 주지사가 비상시 주 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도 교육지원청과 자치경찰의 업무를 빠르게 조정하여 도의 자치권을 강화해야 한다. 수사권을 제외한 주민들의 생활안전기능과 방범기능을 가져와야 한다. 도민들의 평생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교육지원청과 협업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교육지원청을 생활권에 맞추어 통폐합하고, 소규모 학교도 통합하여 통학이 어려운 학생은 기숙사를 확충하여 기숙형 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가족의 품에서 생활하며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외부모 가정,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학생의 학습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 폐교된 학교는 주민들의 평생 학습과 지역 공동체의 자치센터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학교가 학생들만 교육하는 시대는 지났다. 교육지원청은 학생들을 교육하여 시장에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도민들의 평생 학습을 돕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위에 열거한 모든 일들이 헌법과 법률에 담겨있다. 조례 몇 개 바꾸고, 도지사가 하고 싶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반복하는 이유는 도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역에서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원고에서 주장했듯이 22대 국회는 특검국회가 아니라 개헌국회이다. 우리가 전북특별자치도민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려면 자기 선거구의 국가예산을 확보했다고 정치력을 자랑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가를 어떻게 개조하겠다고 선언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정치인을 골라 뽑는 것이다.

/이진일(전북미래혁신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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