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지평선 아카데미가 2006년 2월 14일 첫 개원을 시작으로 13년간 매주 목요일마다 576회의 강의가 열렸다. 오는 13일엔 577회를 맞이한다.



576회를 맞은 지난주 목요일까지 '출석 도장'을 찍은 시민은 무려 37만 4천여 명에 달한다. 



시골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아카데미라고 강의 수준을 ‘쉽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2006년 전 삼미그룹 서상록 부회장의 ‘21세기 이제 변해야 산다’라는 첫 주제 강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김제시를 찾은 강사들은 모두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종교·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쟁쟁함을 갖춘 명사들로 손꼽힌다. 



고품격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주 380석이 넘는 자리가 넘쳐날 정도로 최고 650명에 이르기까지 김제시청 지하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자리가 모자라면 통로 계단 등에 앉아 연사의 명강의에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열렬한 팬들까지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학습으로 소통을 이뤄내는 김제 아카데미는 강의 만족도가 85%에 이르는 높은 성과로 주민 참여교육의 모범 사례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제시의 고민 중 하나는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유출 문제. 한때 30만 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올해 8월말 기준 85,956명까지 감소했다. 김제시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24,693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8.7%대의 고령도시다.

지평선 아카데미 한 관계자는 "노인인구가 많은 김제지역은 집에서 홀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우울증에 빠지는 이들이 있는데, 주민자치프로그램과 평생학습동아리 회원들의 식전 문화공연과 특강 덕분에 주민들이 웃음과 활력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호응도 이어진다. 2006년부터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강의에 참석해 왔다는 박 모(78) 할머니는 "예전에는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전주 등 외지로 나가 강의를 듣곤 했는데, 2006년부터는 집 가까이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고마워했다. 한편 시는 오는 13일 오후 3시부터 577회 맞아 이진우 포항공과대학교 석좌교수를 초청‘온실 속 화초처럼 정해진 대로 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라는 ‘다원주의시대의 철학적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새롭고 다양한 길의 가치를 알리는 특강을 연다. 이날도 검산초등학교 라온소리중창단의 흥겨운 합창공연도 더해 강연분위기를 복돋울 예정이다./김제=백용규 기자